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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3장

현이는 안전벨트를 매고 오빠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잠시 고민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빠, 고모와 엄마도 도와주려고 그런 것뿐이에요. 화내지 마요.” 진지한은 동생의 말에 방금까지 어두웠던 표정이 사라졌다. "아니야. 화난 게 아니야." "다행이네요." 현이는 그의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저는 고모가 데리고 온 여자분이 엄청 이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고모의 기준이 꽤 높네요." “서로 통하는 말이 없어.” 진지한은 동생과 말하는 게 방금 같은 자리보다 훨씬 편하게 느껴졌다. "오빠, 아직 서로 얘기도 하지 않았잖아요!" 현이는 왠지 모르지만 갑자기 서은준이 떠올랐다. 처음 서은준을 챙기던 날 그 또한 아무 말 하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다. 서은준은 한이와 비슷한 성격이고 사람이 차마 말을 걸 수도 없을 정도로 차가운 태도를 내세웠다. 물론 두 사람 모두 괜찮은 사람인 건 분명했다. "오빠, 제가 알고 지냈던 친구가 있었는데, 오빠처럼 낯선 사람과 얘기하는 걸 싫어해요. 저도 그와 통하는 말이 없었지만 저희는 어쩔 수 없이 대화할 수밖에 없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말도 하고 친해졌어요." 현이는 오빠가 부담 갖지 말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했다. "현이야, 너도 내가 여자친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진지한은 담담하게 그녀한테 물었다. "오빠가 원하면 찾고 원하지 않으면 찾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는 오빠가 행복했으면 해요!" 현이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왜 엄마한테 그런 얘기 했어요?” "어제 엄마한테 나중에 아이가 있으면 엄마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었어. 나도 혹시 아이가 있으면 부모님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지 생각했던 거야." "저도 공감해요. 그런데 부모님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아이를 가질 수 없잖아요!" 현이는 오빠의 생각이 신기했다. “아이한테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요?” "나도 알아." 현재 진지한의 재산이라면 아이 한 명은 물론, 백 명도 문제없었다. 오후, 최은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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