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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9장

"그만 좀 따라오시죠? 지난 번처럼 계속 따라오면 경비실에 알리는 수밖에 없어요." 현이는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했다. 남학생은 잠시 멍하니 서있었다, 현이가 이렇게 단호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 예상치 못했다. "그럼 여기서 얘기해요!" 남학생은 안경을 콧등에 밀며 말했다. "혹시 지난 번에 제가 답장하지 않아서 화난 거예요? 저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어요. 이틀동안 곰곰히 생각해봤고 현이 씨랑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어서요." "저랑 친한 척 좀 하지 마세요. 전 그쪽이랑 만날 생각 전혀 없어요, 그냥 친구도 싫다구요." 현이가 자신의 입장을 밝힌 후 남학생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역시 제가 답장 안해서 화나셨나 보네요." 남학생은 혼잣말을 하듯 말했다. "제가 하고싶은 말은 우리 일단 만나보고 현이 씨 집의 빚은 천천히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자는 거였어요..." 그의 말을 해석해보면 어차피 지금 당장 결혼할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많이 생각할 필요는 없으니 빚은 일단 신경쓰지 말고 연애부터 하자는 뜻이였다. 아직 둘 다 학생이기도 하고 결혼 얘기를 꺼내기엔 이른 건 사실이였다. "제 여자친구가 되어주면 현이 씨 생활비는 제가 낼게요." 안경을 쓴 남학생의 말은 들은 현이는 화가 치밀어 올라 바로 정색하며 말했다. "한 마디만 더 하면 당장 선생님께 전화해서 저 귀찮게 한다고 이를 거예요!" 현이가 이렇게 말하자 남학생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이는 태도는 매우 분명했다. 그냥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아마 자신보다 더 나은 조건의 이성이 그녀를 쫓아다니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자신이 제시한 조건을 무시할 수 있겠는가? 대학을 다니면서 한 달에 생활비가 적어도 50만 원 정도는 들 것이다, 그는 현이에게 매달 백만 원도 써줄 수 있는데 굳이 자신을 거절하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멀지 않은 곳에서 어떤 중년 남성이 몰래 사진을 찍어 박시준에게 보내주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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