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50장
"그래. 우리 역시 김세연 씨랑 멀어지자는 건 아니야. 저번에도 만났잖아. 그냥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조금씩 멀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거야. 그러니 라엘이 너도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돼." 진아연은 라엘이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네가 고백하기 전에도 연락이 그렇게 많지 않았어."
"예전에는 서로가 바빠서 그런 거 아니구요? 지금 다 은퇴해서 바쁘지 않잖아요..." 라엘이는 김세연과 관계가 더 멀어지지 않기를 바랐다.
김세연과의 추억은 그녀의 어린 시절의 절반을 차지했으니 말이다.
"세연 씨도 우리한테 먼저 연락 안 하는 걸! 라엘아, 연락에 대해서 너무 강요하지 않는 게 좋아. 상대방이 연락이 없다면 그것대로 두는 것도 그 사람에 대한 예의야. 나중에 혹시나 도움이 필요해서 연락올 때, 그를 도와주면 되는 거야."
라엘이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불편했다.
그건 아마도 라엘이가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점심 식사가 끝난 뒤, 라엘이는 아빠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하필이면 가장 더운 시간이었다.
박시준은 나가자마자 땀이 흘러 내렸다.
"라엘아, 왜 굳이 밖에서 이야기 해야하는 거야?" 박시준은 라엘이도 더워하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
"집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요... 조용히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그게 어제 회사 근처에 집계약 했어요. 주중에는 혼자 있다가 주말에 본집에 들어오고 싶어서요. 아빠, 괜찮죠?" 라엘이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박시준을 바라보았다.
박시준의 표정이 순식간에 심각해졌다. "대체 왜?"
"그냥 혼자 살아보고 싶어서요. 엄마한테는 이미 말했어요..." 라엘이는 급히 엄마를 핑계대며 말했다.
"왜 엄마한테 먼저 말한 거야? 아빠보다 엄마를 더 사랑하는 거지?" 박시준은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무슨 소리세요. 그냥 상황이 그래서 엄마한테 먼저 말한 것 뿐이에요. 그리고 엄마는 조금 개방적이시니까요. 그렇다고 아빠가 고지식하다는 건 아니에요. 그냥 걱정이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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