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68장
"이상한 것도 없죠. 내가 남자였어도, 우리 딸 같은 여자가 공개 구혼을 하는 걸 보면, 메일을 보내지 않고는 못 배길 거예요." 진아연이 얼굴을 닦으며 박시준의 곁으로 다가가 컴퓨터 화면을 흘끗 보았다.
마침 박시준이 서준빈이 보낸 메일을 클릭한 참이었다.
"이 사람은 꽤 멀끔하게 생긴 것 같은데요?" 진아연이 서준빈의 프로필을 흘끗 보았다. 뒤이어 그가 빨간색으로 굵게 표시한 '처가살이 가능'이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하하, 이 사람은 처가살이도 할 수 있대요!"
"제 분수도 모르는 놈이야! 우리 집에서 처가살이를 하고 싶어 하는 남자라면, 지구 몇 바퀴를 줄 세울 수도 있어. 빨간색으로 굵게 표시한 걸 보면, 내가 그 말에 혹해 자기를 눈여겨볼 거로 생각했나보지?! 지능에 문제가 있는 놈은 아닌지 의심스러워."
박시준이 그 말과 동시에 서준빈의 메일을 삭제했다.
"여보, 그만 봐요. 더 보다가는 이따 당신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까 걱정돼요." 진아연이 그의 노트북을 닫더니, 그대로 들고 가버렸다.
"여보, 만약 라엘이가 괜찮은 상대를 찾지 못하면 어떡하지?" 박시준은 원래 이번 일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딸의 공개 구혼을 시작한 이후, 그의 생각은 극단적으로 치달았다. "우리 둘이 죽고 난 뒤에, 라엘이 홀로 덩그러니 남으면 어떡하는 말이야..."
"한이와 지성이가 있는데, 왜 라엘이가 홀로 덩그러니 남아요?" 진아연이 노트북을 탁자 위에 올려놓은 뒤, 침대로 돌아와 박시준의 곁에 앉았다.
"한이와 지성이가 각자 결혼한 뒤에도 라엘이를 돌봐줄 수 있을까?" 박시준은 걱정스러웠다. "지성이는 별로 걱정되지 않아. 지성이는 나중에 분명 별 탈 없이 아내를 맞이할 거야. 한이도 별로 걱정할 게 없어. 한이는 아내 없이도 스스로 잘 해낼 아이니까. 하지만 우리 라엘이는..."
"그런 걸 걱정할 시간에, 우리 둘 중에 누가 먼저 죽게 될 지나 걱정해요!" 진아연 그가 한가한 걱정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당신이 먼저 죽으면, 나 혼자 남게 될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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