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04장
수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집사를 찾아가 사정해 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다.
"어디 가려고?" 서은준이 그녀를 불렀다.
"집사 아저씨 찾으러 가려구요."
"집사 아저씨 찾아서 무슨 소용 있겠어? 우리 아버지가 아저씨의 말을 들을 것 같아?" 서은준은 차갑게 말했다.
"그래도 어떤 말도 안하는 것보다 낫진 않을까요?" 수수는 여전히 집사를 찾으러 갈 생각이었다.
서은준은 그냥 그녀가 어떤 반응인지 보고싶었던 것 뿐인데, 그녀가 이렇게까지 긴장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
"아버지한테 내가 이미 설명했어." 서은준은 그녀가 어젯밤에 빗속에 뛰어든 장면을 떠올리며 더 이상 말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어제처럼 뛰어나갈 것 같았다. "내가 사오라고 했다고 아버지한테 얘기했어."
수수는 잠시 얼어붙었다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버지가 뭐라고 하셨어요? 혹시 제 탓 하지는 않으셨어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어. 그냥 내가 갈비찜 다 먹는 거 보고 가셨어."
"네, 그럼 아까 도련님 일부러 아버지가 제게 벌을 내릴 거라고 하신 거예요? 도련님 정말 나쁘시네요. 전 좋은 마음으로 식사 챙겨드리는 건데 저한테 겁 주시고." 수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가 먼저 내가 때론 틀린 선택을 고집한다고 했잖아?" 서은준은 자신의 어떤 선택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틀린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본 적 없었다.
"도련님은 틀린 적 없어요, 제가 틀렸어요." 수수는 그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은 점을 봐서 타협하며 말했다. "제가 사드린 약은 바르셨어요? 효과는 있어요?"
"무슨 잔소리가 그렇게 많아, 우리 엄마도 너처럼 질문이 많진 않은 것 같다." 서은준은 육전을 다 먹고 스프를 들고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약국 직원분이 그 약 효과 없으면 다른 약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어요." 수수는 그가 뭐라 하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은준은 고개를 떨구고 서운한 듯한 그녀의 표정을 표고 뭔가 마음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조금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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