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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4장

엄마의 말에 라엘이는 마음이 조금 진정되었다. "그럼, 우선 마이크 아저씨의 말대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마이크 삼촌이 엄마를 위해서 그런 걸 테니까요." 라엘이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라엘아, 정말로 아빠가 울었어?" 진아연은 어쩐지 믿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박시준은 그렇게 마음이 여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정말이에요!" 라엘이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 "제가 어떻게 엄마한테 거짓말을 하겠어요? 제 눈으로 직접 봤어요." "그랬구나..." 진아연은 여전히 믿어지지 않았다. "라엘아, 혹시 아빠가 다른 일 때문에 운 건 아닐까?" "네?" 라엘이가 순간 당황해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우리 집에 아빠가 울 만한 다른 일은 없었어요! 오늘 동생도 밖에서 잘 놀고 돌아와 곧바로 잠이 들었어요. 아빠를 화나게 한 건 저 하나뿐이예요." "라엘아, 속상해하지 마. 언젠간 아빠도 진실을 알게 되실 거야." 진아연이 딸을 위로했다. "시간이 많이 늦었어. 샤워는 했니?" "아직 안 했어요..." "그럼, 샤워부터 하고 오렴. 샤워하고 나서 푹 자도록 해. 여름 방학 숙제를 다 끝내면 동생 데리고 엄마한테 오렴. 무슨 일이 있으면 만나서 얘기하자꾸나." 진아연이 딸을 진정시키려 편안한 말투로 말했다. "엄마, 아빠가 다시 만나자고 하면, 아빠한테 기회를 줄 거예요?" 라엘이는 아빠에게 아직 기회가 있는지 궁금했다. "전 아빠가 좋아요. 지성이도 아빠를 좋아해요. 저와 지성이가 아빠 곁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빠 곁을 떠나기 힘들어질 거예요." 라엘이가 자기의 입장을 밝혔다. 진아연은 딸의 감정 변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 2년이 넘는 시간은, 길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짧은 시간도 아니었다. 아이가 이런 마음이 들게 한 걸 보면, 박시준이 아이에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음을 알 수 있었다. "너희 아빠가 현이를 찾아오면, 엄마도 아빠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진아연이 자기의 생각을 딸에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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