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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1장

"없어요! 밖에서 동생이랑 드론을 날리고 있어요." 여기까지 말하고는 라엘이의 목소리가 갑자기 퉁명스럽게 변했다. "정말로 남자친구 생겼어요? 누구예요? 잘생겼어요? 몇 살이에요? 어디에 살아요?" 딸의 목소리를 듣자, 진아연은 갑자기 딸이 너무 보고 싶어졌다. 딸을 만나 직접 이야기하고 싶었다. "기사 아저씨한테 엄마 있는 곳으로 데려달라고 하렴. 엄마가 만나서 직접 이야기해 줄게" "음... 알았어요." 라엘이는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기사를 찾아 나섰다. 잠시 후, 운전기사가 라엘이를 태우고 밖을 나섰다. 이모님이 박시준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대표님, 라엘이가 아연 씨를 만나러 가야겠다며 고집을 부려서, 제가 기사에게 라엘이를 데리고 가 달라고 했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따가 기사한테 라엘이 데리고 오라고 할게요." "알겠어요." 박시준의 시선이 현관문을 향했다. 진아연이 라엘이를 어떻게 설득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진아연이 만나는 남자친구는 이미 한이라는 커다란 난관을 넘어섰을 것이다. 이미 한이를 설득했다면, 라엘이와 지성이 정도는 진아연에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대략 한 시간 정도가 지난 후, 기사가 라엘이를 데리고 돌아왔다. 박시준의 눈에 한결 편안해진 딸의 표정이 들어왔다. 보아하니, 진아연이 설득에 성공한 것 같았다. "엄마가 뭐라고 하셨어?" 박시준이 아무렇지 않은 척 라엘이에게 물었다. 라엘이는 잠시 당황하는 듯하더니, 이내 박시준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옆에 앉았다. "아빠, 엄마가 저한테 다 말씀해 주셨어요." 라엘이가 온 얼굴에 활짝 웃음꽃을 띄운 채 말했다. "빌리 아저씨는 젊고 멋진 사람이래요. 능력도 있고 잘생긴 데다 돈도 많이 번대요.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빌리 아저씨가 엄마를 굉장히 아끼고 사랑해 준대요. 그래서 번 돈을 모두 엄마한테 드릴 뿐만 아니라, 엄마 말이라면 뭐든 다 들어준다고 했어요." 라엘이의 말에 박시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빌리에 관한 이야기가 사실이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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