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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8장

아버지와 아들은 그렇게 다른 사람의 집에서 입씨름하기 시작했다. 한이는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 박시준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박시준은 조금 난감했다. 다른 사람 앞에서 아들이 이렇게 체면을 조금도 봐주지 않는다니. 여소정의 아버지는 박시준이 난감해하는 것을 보고 위로했다. "아들 있는 집은 다 그래요. 나중에 크면 괜찮아져요." 잠시 멈칫하던 그가 말을 이었다. "우리 집 사돈 어르신이 그러는데 준기가 어릴 때 많이 까불었대요. 부자지간에 늘 많이도 다퉜고요. 하지만 지금 봐요. 준기가 지금은 얼마나 좋아요." 박시준이 말을 하려고 할 때 여소정의 아버지가 또 한마디 보탰다. "물론 나는 딸을 더 좋아해요. 우리집 소정이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집 재롱둥이였어요. 우릴 한 번도 화나게 한 적도 없이 아주 순했죠." 박시준: "제 딸 라엘이도 착해요." "그런 것 같더라고요. 라엘이는 착하기만 할 뿐만 아니라 다재다능하니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공부도 잘한다면서요? 소정이가 부러워 죽어요." "부러워할 필요 없어요. 소정 씨가 딸을 낳으면 똑같이 대단할 거예요." 박시준이 말했다. "딸도 좋지만 그래도 아들을 낳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아빠! 설까지 날 화나게 할 거예요?" 여소정이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 "아들을 낳으라는 말이 뭐가 어때서 화가 난다는 거야?" 여소정의 아버지가 웃으면서 말했다. "물론 네가 딸을 낳는다고 해도 기뻐. 네가 아들을 낳든 딸을 낳든 나는 다 기쁘단다. 하하하." 진아연이 낮은 소리로 소정이를 위로했다. "아저씨한테 화내지 마. 나이 드신 분들은 다 그래. 네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그분들도 고리타분한 생각들로 널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건 마찬가지고." "알아, 하지만 그냥 짜증 나." 여소정이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들을 못 낳은 거에 대해 여한이 있나 봐? 그리고, 난 애를 낳는 도구도 아닌데 말이야." "아저씨가 왜 널 애 낳는 도구로 생각하겠어? 그런 생각하지 마. 넌 지금 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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