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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4장

그가 정신을 차린 뒤, 가장 길게 말한 것이었다. 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다 말했다. "전 당신을 원래 믿었어요. 근데 김영아 씨가 이 아이가 당신의 아이라길래... 그래서 다시 물어본 거예요." "그렇게 말했다고?" "네. 라엘이한테 먼저 그렇게 말했어요." 진아연은 다시 수건을 들어 그의 몸을 천천히 닦았다. "라엘이가 정말 속상해하며 울었어요. 라엘이가 당신을 엄청 걱정했죠." 박시준은 그 말을 듣자 동요하기 시작했다. "시준 씨, 화내지 마요. 라엘이한테 이미 제가 다 말했으니까요." 그녀는 그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천천히 감싸며 말했다. "김영아 씨가 절 속였어요. 전화도 안 받고. 그래서 의심이 돼서 산이 오빠에게 전화해서 확인을 했죠. 역시나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았어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왜 나한테 다시 물은 거지?" 그가 다시 물었다. 그녀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아이들을 가지고 거짓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김영아 씨가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할 거라고는... 이런 일로 저를 속일 거라고는..." 그녀는 말을 마치며 탁자 위에 있던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는 수건을 내려놓고는 휴대폰을 보았고, 라엘이에게 걸려온 전화라는 것을 알고 바로 받았다. 그녀 역시 라엘이가 얼른 그를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라엘아, 아빠가 일어났어!" 진아연은 카메라를 박시준 쪽으로 돌렸다. 라엘이 역시 박시준을 보자 신이 나서 말했다. "아빠! 드디어 일어났어요?! 라엘이가 정말 걱정했어요!" 박시준은 딸의 웃는 얼굴과 목소리를 들으며 저절로 미소가 나왔다. "아빠, 괜찮아." "아빠, 왜 맞았어요? 누가 때린 거예요? 이름을 말해주세요. 라엘이가 크면 복수할 거예요." 라엘이가 화를 내며 말했다. 라엘이는 자신의 노트를 펼쳤다. 안에는 누가 그녀에게 돈을 빌렸는지, 누가 그녀를 화나게 했는지 다 기록되어 있었다. 노트에 메모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쉬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쁜 마음을 그렇게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박시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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