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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2장

운전기사는 박시준을 별장으로 데려다주었다. 차가 멈춘 뒤, 박시준이 차에서 내렸다. 김영아는 불꽃처럼 붉은색의 드레스를 입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시준 씨, 검사 결과는 어때요?" 박시준: "괜찮아. 의사 말로는 더 쉬라네." 김영아는 그의 팔을 끌어당기며, 그와 함께 거실로 들어갔다. "그럼, 당분간 너무 무리하지 말아요. 아버지께 말씀드리기 뭐하면, 제가 대신 얘기해볼게요." 김영아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아버지는 당신한테 일을 시킬 줄만 알지, 당신 건강엔 조금도 관심이 없어요. 나한텐 당신이 제일 중요한데 말이에요." "영아야, 오늘 왜 이렇게 예쁘게 차려입은 거야?" 박시준이 그윽한 눈으로 그녀가 입은 붉은 드레스를 보더니, 화제를 돌렸다. 김영아가 신이나 웃으며 말했다. "오늘 밤에 비밀 손님이 올 거거든요! 누군지는 아직 비밀이에요. 이따 저녁 되면 알게 될 거예요." 박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곧 당신 생일인데, 갖고 싶은 거 없어?" 김영아가 약간 얼굴을 붉히곤, 쑥스러워하며 입을 열었다. "자기 입으로 갖고 싶은 선물을 얘기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신이 주고 싶은 게 바로 내가 갖고 싶은 거예요. 당신이 뭘 선물하던, 난 다 기쁠 거예요. 당신이 준 거라면, 난 뭐든 소중히 간직할 거예요." 김영아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는 모두 그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그와 반대로, 진아연은 입만 열면 그를 머리 아프게 했다. 그의 직감이 말하고 있었다. 그는 분명 김영아처럼 교양 있고, 얌전하며,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자를 택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럴수록 그의 마음은 오히려 더욱더 진아연에게 향하고 있었다. "영아야, 우리 쇼핑하러 갈까? 오후에 나가서 선물 사줄게!" 그의 제안에 김영아는 웃음꽃을 피운 채 발끝을 세워 그의 턱에 입을 맞췄다. "고마워요, 남편! 아침에 아무것도 못 먹었다던데, 지금 배고프죠? 당신 주려고 찌개를 끓였어요. 당신이 좋아하는 A국의 요리를 했으니, 가서 맛 좀 봐요!" "응." 어느새 시간이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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