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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장

최은서는 그가 주방에서 통화하는 것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진아연을 제외하고 성빈도 박시준을 찾고 있음이 틀림없다는 것을. 그녀는 주방 입구에 엎드려 떳떳하게 엿듣고 있었다. 성빈은 자신이 엿듣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통화를 마친 그는 아픈 목을 돌렸고 '휙' 하고 곁눈으로 주방에서 최은서의 머리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 "뭐하는거야?!" 성빈은 그녀가 수상했다. 마치 큰 CCTV가 그의 머리 위에 걸려있는 듯 했다. 최은서는 곧바로 주방에서 나왔다. "집에 청양고추가 없네요. 전 매운 걸 좋아해서 청양고추가 꼭 있어야 되는데." "왜 마트갔을때 사지 않았어?" 성빈은 두꺼운 눈썹을 치켜올렸다. "설마 내가 사줄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같이 장 보러 가요! 아까 목 운동을 하던데 목이 불편한거에요?" 최은서는 그의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운동이 부족해서 더 많이 움직여야 해요. 나이가 들수록 몸이 안 좋아지니까 운동을 많이 하면 좋아질 거에요." 그녀는 말을 하면서 손을 뻗어 그의 팔을 잡고 그를 소파에서 끌어내려 했다. 성빈은 어이가 없었다. "최은서! 날 만지지 마! 네가 임산부라고 이제 내가 감히 널 어떻게 안 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 성빈이 거칠게 말했다. "어떻게 사람이 이래요? 전에 제 팔을 몇 번이나 잡아당겼는지 몰라요? 당신 이러고도 남자에요?" 성빈은 입술을 움직이며 뭐라고 대꾸를 할지 몰랐다. "난 너랑 같이 나가고 싶지 않아, 됐어?" "아니요. 저는 이곳을 잘 몰라요. 저랑 같이 가요." 그녀가 힘주어 말했다. "주방에 있는 채소들은 어떻게 산거야?!" 성빈은 충격을 받았다. "어플로 산거죠! 근데 지금은 청양고추만 있으면 되는데. 청양고추 몇 개만 배달을 안해줘요." 최은서는 말을 하며 성빈을 강제로 끌고 밖에 나갔다. 가는 길에 성빈은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이 아는 얼굴과 마주칠까 두려워하는 듯 했다. 최은서와 함께 걷는 게 그는...창피했다. 누군가가 두 사람이 커플이라고 오해하면 설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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