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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장

돈 얘기에 최경규의 눈에는 갑자기 빛이 반짝였다. 최경규도 진아연이 이렇게 단도직입적일 지를 몰랐다. 참 마음에 드는 성격이었다! "전 박시준한테 200억 내놓으라고 했어요..." "200억?" 진아연은 이 고통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 그래서 최경규의 말을 끊고 입을 열었다. "내가 줄게요!" 최경규는 큰 소리로 웃었다. "참 성격도 급하시다! 내가 그렇게 싫어요? 두 사람이 이 정도로 나를 싫어하니 히려 여기 떠나기 싫어지려고 하는데." 진아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여기서 끝까지 안 떠나면 박시준이 당신을 죽일 수도 있어요!" 최경규 같은 쓰레기를 대할 땐 반드시 더 강하게 나가 겁을 줘야 한다. 그리고, 진아연의 말은 완전히 위협만은 아니었다. 최경규가 너무 멀리 가면 어쩌면 박시준이 정말 그럴수도 있다. 최경규 얼굴의 미소는 순간 싹 사라졌다. 박시준에게 협박을 당하는 것도 분한데 며느리가 될 사람한테까지 협박을 당하니 최경규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 그럼 죽이라고 해! 나를 죽이면 우리 큰아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 이 일을 온 세상에 퍼뜨릴 거야, 그때되면 전세계 사람들이 박시준이 어떤 자식인지 다 알겠지!" 최경규는 거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도발했다. 진아연은 룸 입구를 쳐다봤다 혹시나 밖에 다른 사람들이 듣지 않을까 걱정됐다. 진아연이 일부러 룸을 예약한 것도 최경규와 다툼이 날 것을 대비한 것이었다. "그래요, 사람들이 다 알면 그게 왜요?" 진아연은 오히려 침착해졌다. "박시준이 A국의 지위와 능력에 당신 같은 사람 하나 아무도 모르게 없애는 게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고 당신 아들이 A국에서 난리를 피운다고 하셨죠? 그 전에 당신과 같이 저 세상에 갈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돈만 받고 조용히 사라지는 게 당신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이에요!" "그래요! 돈 받고 떠날게요! 한달에 200억씩 주면 바로 떠날게요!" 최경규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돈을 안주면 끝까지 버틸 기세였다. 최경규의 요구에 진아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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