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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장

소만리가 더 내리치려던 손은 허공에 꽉 잡혀 있었다. 그녀는 강연이 사악한 웃음을 짓다가 얼른 기모진을 향해 세상 억울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좌한, 이 여자가 날 때려.” 강연의 이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기모진이 더 세게 소만리의 손목을 쥐어 잡았다. 그 힘이 너무 세서 마음까지 으스러질 지경이었다. 그녀는 아파서 눈썹을 찡그리며 이 남자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했으나 기모진은 오히려 흉악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오랫동안 그가 이렇게 잔혹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을 보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이런 눈빛을 다시 쓰고 있었다. 이것은 그가 그녀에 대해 완전히 잊었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 “감히 내 여자를 때리다니. 사는 게 지겨워?”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목을 바짝 끌어당겼다. 하지만 잡힌 손이 아무리 아파도 지금 그가 한 말보다는 아프지 않았다. 그의 여자. 소만리는 울고 싶은 충동을 참았으나 마음속으로는 이미 흐느껴 울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굳건하게 날카로웠다. “당신 여자는, 오직 나뿐이야.” 그녀는 당당하게 기모진의 차가운 눈을 마주쳤다. “기모진, 당신 지금은 이렇게 날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날 기억해 낼 거야.” 기모진은 이 두 눈을 보면서 손에 힘이 풀릴 것 같았다. 강연은 기모진이 소만리에게 조금 마음이 움직이려고 하는 것을 눈치채고 바로 떠났다. “좌한, 내 얼굴 너무 아파.” 그녀의 이 말은 분명히 기모진을 자극하려고 한 것이었다. 그러나 기모진이 정말로 강연이 자신에게 맞은 것에 분노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의 눈빛이 매섭게 굳어졌었다. 소만리는 자신의 손이 마치 으스러질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아프다고 소리치지도 않고 더더욱 용서를 빌지도 않고 그저 자기를 죽일 듯한 이 남자를 바라만 보았다. “난 여자를 때리지는 않아. 당신 임신 중인 것을 봐서 이번 한 번은 놔주지. 다음에 또 내 여자 건드리면 그땐 쉽게 끝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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