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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7장

기모진은 지금까지 그를 사모하는 여자를 많이 봤지만 강연처럼 그렇게 날뛰는 여자는 처음 봤다. 게다가 이렇게 직접 뽀뽀를 한 건 분명히 일부러 소만리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기모진은 강연이 결코 자신에게 뽀뽀하지 못하게 했고 차갑게 강연을 밀어냈다. 말속에 차가운 기운이 가득 서려 있는 채로 말했다. “나한테서 멀리 떨어져.” 그는 경고했고 몸을 돌려 소만리를 향해 돌아섰다. 소만리는 방금 아는 사람을 잠깐 만나 얘기를 나누느라 강연이 기모진에게 뽀뽀하려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기모진이 조용히 한숨을 돌렸다. 그는 소만리가 뭔가 오해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소만리는 아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돌아섰는데 기모진이 자신의 가방을 들고 오는 것을 보았다. 그가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말했다. “소만리, 나 갑자기 스페인 음식이 먹고 싶어. 다른 레스토랑 가자.” 갑자기 기모진이 이렇게 마음을 바꾸고 나오자 소만리는 뭔가 좀 이상하다고 여겼다. 그녀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강연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았고 손을 들어 기모진의 팔짱을 꼈다. “가요.” 식당을 나서자 소만리는 단도직입적으로 기모진에게 물었다. “아까 그 강연이란 사람하고 무슨 얘기했어요? 당신 설마 진짜로 스페인 음식이 갑자기 먹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죠?” 아무래도 소만리가 불쾌해하는 낌새를 보이자 기모진은 뭔가 합리적인 이유를 찾았다. “그녀가 아무리 제대로 된 정당한 사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강어의 여동생이잖아. 흑강당 사람들 우리가 접촉하지 않으면 만날 일도 없어.” 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저녁. 소만리는 아이들과 함께 만들기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강연의 전화를 받았다. 강연이 말하기를 소만리와 향수 사업에 대해 합작하고 싶다고 했다. 소만리는 낮에 기모진이 했던 말이 떠올라 완곡히 거절했다. 강연도 별말 없이 흔쾌히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곧이어 기모진의 핸드폰이 울렸다. 주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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