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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3장

기묵비는 이 사람이 호의를 가지고 접근한 것이 아님을 알아차렸고, 주사위가 말한 물건을 본 후 그는 완전히 기분이 언짢아졌다. 기묵비가 잠시 정신이 혼미해진 모습을 보이자 주사위는 이 틈을 타 기묵비를 밀치고 총을 쥐고 일어섰다. “흥. 기 사장님, 어떠십니까? 사장님이 그렇게 형수님을 사랑하시니 이 물건과 회사를 바꾸면 그럴 만하다고 생각되지 않으십니까?” “그녀를 돌려줘!” 기묵비는 마치 역린을 누가 건드린 듯 온몸에 서슬 퍼런 사악한 기운이 돋아났다. 주사위는 웃으며 서류를 한 장 건넸다. “이것은 회사의 주식 양도 계약서입니다. 위에 서명하시고 끝냅시다. 그러면 내 이 유골함을 드리지요.” 깨진 유골함. 이 말은 마치 그의 타는 심장에 불을 붙이는 기폭제가 되었다. 기묵비는 핏줄이 터진 주먹을 불끈 쥐었고 한순간에 폭발한 차가움 서린 분노가 온몸을 들끓었다. 그는 주먹을 치켜들고 주사위를 때려 단번에 이빨을 하나 빠뜨리고 바로 다음에는 천둥과 같은 기세로 빠르게 초요의 유골함을 들고 있는 남자 곁으로 갔다. 그는 재빨리 유골함을 빼앗아 그를 막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팔꿈치로 쳐서 곧장 문을 열고 초요의 유골함을 들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쫓아라! 쫓아가라. 해치워 버려! 내가 상금 2억 원을 주지!” 주사위가 아주 두둑한 상금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며 명령했다. 이 두둑한 상금 때문에 모두가 즉시 기묵비를 쫓아가 그를 죽이려고 했다. 여름밤의 소나기가 심하게 내렸고 기묵비는 차를 몰았다. 이따금씩 조수석에 놓여 있는 초요의 유골함을 바라보았다. 백미러를 보니 여전히 여러 차들이 따라붙었다. “초요. 당신 겁내지 마.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과 함께 있을 거야.” 그는 허공에 대고 약속하고 곧 엑셀을 밟아 빠르게 차를 몰았다. 한참을 운전한 후에야 기묵비는 차에 곧 기름이 떨어질 것을 알았다. 그는 주저함 없이 차를 세우고 초요의 유골함을 안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몇 걸음 못 가서 그를 방해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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