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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4장

강자풍의 매서운 눈빛을 보고 있자니 남자는 오금이 저렸고 지난번 일격을 당한 기억이 떠올라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남자는 움츠러든 채 고개를 돌려 휙 가버렸고 주변에 있던 학부모들은 이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제 발 저려 총총걸음을 하며 떠나는 남자를 보며 사람들은 강자풍의 말을 이해한 듯 채수연을 위로하기 시작했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채 선생님, 마음 쓰지 마세요.” “그러니까요. 어떻게 저런 학부모가 있을 수 있는지 참 기가 막히네요.” “맞아요. 채 선생님이 아이들을 얼마나 잘 돌봐 주시는데요. 내가 안심이 된다니까요.” 학부모들이 칭찬하고 위로해 주는 말에 채수연은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녀는 눈을 들어 강자풍을 쳐다보았고 적시에 그가 나타나 주어서 말할 수 없는 안도와 고마움을 느꼈다. 그녀는 강자풍에게 감사의 말을 하려고 입을 떼려는데 마침 강자풍도 기여온을 그녀에게 가까이 데려오며 먼저 입을 열었다. “채 선생님, 이렇게 건강히 다시 오셔서 다행이에요. 여온이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강자풍은 여느 때처럼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 채수연은 자신이 너무 다정하게 대하면 어색할까 봐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강 선생님, 염려 마세요. 우리 반 아이들 제가 잘 돌볼게요.” 채수연이 웃으며 기여온의 손을 잡았다. “여온아, 자풍 오빠한테 인사하고 우린 들어가자.” 기여온은 눈을 깜빡였고 귀여운 입을 움찔거리다가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고 강자풍에게 손을 흔들었다. 강자풍은 뭔가에 찔린 것처럼 가슴이 저려왔다. 여온아, 어떻게 해야 네가 마음의 벽을 뚫고 입을 열 수 있을까? 예전에 나와 얘기하던 청아하고 앳된 너의 목소리, 너무 그리워. 강자풍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기여온의 목소리를 그리며 멍하니 서 있다가 돌아섰다. 채수연은 돌아서는 강자풍을 보고 방금 전 그가 보인 쓸쓸한 눈빛을 떠올렸다. 그녀는 왜 갑자기 그가 그런 눈빛으로 기여온을 바라보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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