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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3장

”군연아, 군연아.” 소군연의 모친이 막아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님, 보셨죠? 군연이가 기억을 잃었는데도 그 예선이라는 여자한테 저렇게 온 신경이 쏠려 있으니 원. 군연이 그 여자를 못 내려놓는 게 확실해요. 영내문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면 우리도 더는 군연이를 영내문한테 떠밀지는 못하겠어요. 그래서 말인데 아버님, 예선이라는 여자 우리 집안에 들이는 거 허락하실 건가요?” “흥!” 소군연의 할아버지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어림도 없지. 그동안에도 들이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들일 생각하지 마. 사실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난 것도 따지고 보면 다 그 여자랑 연관이 있는 거야.” “하긴.” 소군연의 모친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만약 예선이 없었다면 군연이는 이미 내문이랑 결혼했을 것이고 그 이후의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거예요. 사실 영내문도 어찌 보면 자꾸 예선이 그 여자가 치고 올라오니까 그런 끔찍한 짓을 하게 된 거예요.” “어쨌든 그 예 씨 성을 가진 사람은 우리 집에 들어올 수 없어. 그 여자만 없으면 우리 집안에 분란이 일어날 일이 없어.” 소군연의 할아버지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소군연의 모친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마음속으로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영 씨 집안과의 혼담도 깨진 마당에 예 씨 쪽과도 희망이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영내문이 투옥된 이후 영내문의 모친은 하루 종일 영 씨 그룹의 변호인단과 만나 차후의 일을 논의했고 좀 더 강한 변호사가 없나 수소문해 영내문의 항소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결국 영내문의 항소는 기각되었다. 영내문의 재판에는 너무나 많은 죄목이 걸려 있었고 모든 것에는 증거가 확실해서 항소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영내문의 모친은 기각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그녀에게 영내문은 오직 하나뿐인 금지옥엽 딸이었다. 어릴 때부터 영내문을 품에서 내려놓은 적이 없었고 금이야 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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