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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7장

”디자이너 분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예선의 옆에 있던 남자는 앞에 서 있는 여자에게 공손하게 통보하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예선에게 알렸다. “예선 씨, 이 분은 이 집의 주인이신 전예진 씨입니다.” 예선은 인터넷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재벌 2세 전예진일 줄은 몰랐다. 그러나 예선을 놀라게 한 사람은 이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그 옆에 서 있는 여자 영내문이었다. 일이었기 때문에 예선은 사적인 일은 접어두고 예의 바르고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의뢰인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게 된 디자이너...” “자기소개할 필요 없어요. 당신이 누군지 아니까요.” 전예진은 예선의 말을 끊고 짙은 화장을 한 얼굴에 오만불손한 표정을 지으며 예선을 향해 말했다. “다른 사람 약혼식장에서 소란을 피우고 다른 사람의 약혼자를 빼앗아간 여우 같은 여자, 예선이죠?” 전예진의 대답에 옆에 있던 영내문은 낄낄대며 뭔가 재미난 구경이라도 난 듯 흥미로운 얼굴을 했다. “예선, 친한 언니가 돈을 주고 고용한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당신일 줄은 몰랐네요. 세상 참 좁아요. 아니면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뭐 그런 건가?” 예선은 침착한 표정으로 두 여자가 던지는 냉소적이고 모욕적인 언사를 듣고 유유히 입을 열었다. “세상이 너무 좁은 게 아니라 다른 속셈이 있는 소인배들이 일부러 우연한 만남을 가장한 것 같은데요. 그 소인배가 누구인지는 당신이 가장 잘 알 거라 생각해요.” “...” 득의양양했던 영내문의 얼굴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 흔들리지 않고 담담한 예선의 모습을 보고 영내문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영내문은 자신의 기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도 함부로 일을 저지르지도 않고 가만히 곁에 있던 전예진에게 곁눈질을 했다. 전예진은 영내문의 눈짓을 알아차리고는 뭔가 트집을 잡으려고 일 얘기를 시작했다. “예선 씨, 이런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합시다.” “내 디자인이 아무리 완벽하다고 해도 의뢰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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