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4장
호정은 온몸이 이미 꽁꽁 얼어붙어 있었고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벌벌 떨고 있었다.
기모진이 그 모습을 보고 막 차에서 내리려는데 소만리가 안에서 나왔다.
소만리는 기모진의 차를 한눈에 알아보고 걸어 나오다가 언뜻 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호정을 보았다.
호정이 또 찾아온 것이었다.
죽은 악마가 혼령은 날아간 채 여전히 형체를 지니고 이승을 헤매며 나쁜 기운을 퍼트리고 다니는 형상이었다.
또다시 나타난 호정을 보고 소만리는 이 여자의 존재가 끝내 문제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
소만리가 호정을 무시한 채 하인에게 호정을 멀리 보내라고 지시하려고 하는 순간 기모진이 차에서 내려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을 데리러 가려고 차에서 내린 줄 알았는데 다짜고짜 자신의 손을 잡고 호정이 웅크리고 있는 곳으로 갔다.
호정은 이미 두 볼이 빨개지고 온몸의 감각이 무뎌진 채 벽에 기대어 있었다.
“소만리, 이 여자 이미 온몸이 꽁꽁 언 것 같아. 병원에 데려가 보자.”
기모진이 이런 제안을 하니 소만리는 좀 의아했다.
곧이어 소만리는 한숨 섞인 기모진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침에 병원에 가서 물어보니 외부 자극을 심하게 받았을 경우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일 수 있다고 하더라구. 아마 그래서 당신을 자신이 가장 의지하고 믿었던 언니로 착각한 것 같아.”
기모진은 침착하게 말했다.
소만리는 남자의 진지한 시선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가 농담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소만리, 이 여자 부축해서 차에 태우자. 내가 가서 차를 좀 더 이쪽으로 붙여 볼게.”
기모진은 그렇게 말하며 차를 향해 돌아섰다.
소만리는 아름다운 눈을 반짝이며 기모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몸을 굽혀 호정을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호정, 내 말 들려? 지금 병원으로 데리고 갈 거니까 우선 차에 타.”
소만리가 말을 마치자 호정의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호정이 소만리의 손을 꼭 쥐었다.
기모진은 호정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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