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0장
”정말 세상에 희한한 사람도 다 봤어. 어떻게 남의 집에서 자살할 생각을 할 수가 있어? 우리 아들 며느리를 모함하려고 아주 작정을 했군, 작정을 했어!”
사화정은 위청재의 말을 듣고 심장이 벌렁벌렁거렸다.
“아이고, 우리 소만리 정말 재수도 없지. 왜 이렇게 계속 골치 아픈 일이 끊이지 않는 건지, 원.”
걱정이 가득 담긴 사화정의 푸념을 들으며 소만리는 입꼬리를 말아올려 살며시 미소 지었다.
“엄마, 내 걱정은 하지 마세요. 나 괜찮아.”
사화정은 소만리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만리, 왔어? 지금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니? 그 여자는 생명에 지장은 없는 거지?”
소만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는 길에 주치의가 모진에게 전화를 했더라고요.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그래, 그럼 됐다.”
사화정과 위청재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호정은 그들 가족에게 계속 분란을 일으키는 성가신 존재였지만 목숨이 달린 일이라 식구들 모두 정말 아무 일도 없기를 기도했다.
위청재는 하인을 시켜 화장실을 말끔히 청소하라고 지시한 후 다시는 외부인이 함부로 출입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대문을 지키라고 일렀다.
호정이 벌인 소동으로 인해 부모님들이 자신을 걱정하자 소만리는 또다시 죄스러움이 밀려왔다.
소만리는 하룻밤을 생각한 끝에 호정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 보기로 결정했다.
호정이 정말 정신이 이상한 척하는 거라면 그것에도 분명 목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더 이상 빙빙 돌리지 않고 얼른 처리하는 게 여러모로 상책일 것 같았다.
다음날 아침 소만리가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모르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소만리는 이 전화가 호정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어서 얼른 받아보니 역시나 예상대로였다.
병원에서 온 전화였다.
호정은 깨어났지만 계속 정신이 오락가락하며 자꾸 언니를 찾는다는 것이었다.
병원에서는 호정의 언니가 누군지 알 길이 없으니 호정이 알려준 이 전화번호로 연락을 한 것이었다.
소만리는 전화를 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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