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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4장

그러나 강자풍을 바라보는 소만리의 눈빛은 점점 더 미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맞아. 강어와 강연은 인간성을 거스르고 도덕에 위배되는 일을 많이 저질렀어. 난 강연을 싫어했어. 아니 심지어 죽도록 원망했어. 그녀가 경연의 총에 죽임을 당하자 난 자업자득이라 생각했어. 강어가 냉엄한 법의 집행을 받았을 때도 난 마땅히 그가 받아야 할 죄를 받은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지만 그들이 모두 너의 혈육이라는 사실은 간과했어.” 소만리가 여기까지 말하자 강자풍은 소만리가 무슨 의미에서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동안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하고 널 조금도 배려하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해.” 이 말에 강자풍의 미간이 일그러졌고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말로만 항상 네 친구라고 했지 정작 그럴 만한 자격은 없었던 거야. 친구라면 이반처럼 너의 감정을 배려하고 위로해 주었어야 했어.” “네가 왜 나와 기모진에게 원한을 품었는지 이제야 이해가 가.” 소만리는 자책하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강연이 경연의 총에 맞아 죽고 모진이 모함을 당했을 때 넌 모진을 무조건적으로 믿으며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 함께 백방으로 뛰어 주었는데 난 너한테 위로의 말도 한마디 하지 않았어. 결국 넌 친누나를 잃은 건데 난 그 생각을 못 했어.” 얘기를 하다 보니 더욱더 소만리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강자풍, 정말 미안해. 난...” “그만해.” 강자풍이 소만리의 말을 끊었고 이미 두 눈을 붉어져 있었다. “더 이상 말하지 마.” 그는 소만리가 더 이상 말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그렁그렁해진 눈물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뚝뚝 떨어졌다. 소만리는 일어나 티슈를 건넸다. “날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거 알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고맙다는 말 한마디뿐이야. 고마워. 여기서 마음 좀 가라앉히고 가. 나 먼저 갈게.” 소만리는 강자풍의 앞에 놓인 테이블 위에 티슈를 올려놓고 계단으로 걸음을 옮겼다. “누나.” 강자풍에게서 오랜만에 들어보는 정감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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