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2장
”고승겸, 다 큰 어른이잖아. 그런 식으로 빙빙 돌려 빠져나가려고 하지 마.”
“그래, 빙빙 돌리지 않을게.”
고승겸이 드디어 인정했고 돌아서면서 날카롭고 깊은 눈동자를 소만리에게 단단히 고정시켰다.
“소만리, 딸 보고 싶지? 당신과 교환하면 돼.”
소만리는 눈썹을 찡그렸다.
“나랑 뭘 바꾼다는 거야?”
“당신과 강자풍, 이반이 모두 아는 사이니까 당신이 이반에게 부탁해서 그의 아버지가 남연풍을 치료하도록 허락을 받아오면 당신 딸을 돌려주지.”
고승겸이 이렇게 제안하자 소만리는 가벼운 웃음을 날리며 말했다.
“이반과 난 그저 우연히 만난 사이일 뿐이야. 난 그를 설득할 능력이 없어. 그의 아버지를 설득할 능력은 더더욱 없고.”
“당신은 할 수 없지. 그렇지만 강자풍은 할 수 있어.”
그는 자신이 말하는 것에 절대적인 확신을 가진 듯했다. 소만리도 고승겸의 눈에서 결연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
그가 기여온을 조건의 대상으로 내세운 것은 인간말종다운 처사였지만 남연풍을 향한 마음만큼은 진심인 것처럼 보였다.
“어때 소만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나?”
고승겸은 건들거리며 말했고 아까 자리를 피하려던 마음은 사라졌는지 이제는 한가롭게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난 시간이 많지만 당신 딸이 당신을 기다릴 수 있을지 모르겠군.”
고승겸은 분명히 소만리를 위협하고 있었다.
소만리는 그의 말을 듣고 주먹을 불끈 쥐였다가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주먹을 풀었다.
그녀는 몸을 돌려 창가에 앉아 있는 고승겸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처음 그를 만났을 때처럼 그의 얼굴은 표정 하나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흐르던 신사의 품격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고승겸은 지금 편집증적 성격으로 치달았고 인간성을 상실한 악마의 모습이 되어 가고 있었다.
“이반이 남연풍을 구하는 일에 응하든 응하지 않든 그건 당신이 내 딸을 납치해 간 것과 상관없는 일이야. 별개라고. 고승겸, 이 두 가지 일을 엮으려 하지 마.”
“당신의 그 말은 그럼, 우리의 거래가 성사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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