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장
고승겸은 소만리에게 직진했다.
그의 짙은 남색 연미복이 완벽한 바디라인을 뽐내며 시선을 압도했다.
그는 담담하게 남연풍의 옆을 스쳐 지나 소만리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는 소만리를 바라보며 양미간에 옅은 웃음기가 맴돌았지만 그의 웃음은 눈앞에 있는 소만리에게는 와닿지 않았다.
“소만리, 당신 오늘 너무 눈부셔.”
그는 곁눈으로 옆에 있는 남연풍을 힐끔 보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준비되었으면 이제 우리 산비아 왕궁으로 가자.”
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녀는 매우 협조적이었고 먼저 발걸음을 내디뎌 문 쪽으로 걸어갔다.
문밖에 있던 스타일리스트가 부랴부랴 달려와 소만리에게 부케를 쥐여 주었다.
사람들이 하나 둘 흩어지자 남연풍도 뒤따라 돌아섰다.
고승겸은 남연풍의 뒤를 따르며 말했다.
“당신이 저 웨딩드레스를 입었다면 더 아름다웠을 거야.”
“허, 허허.”
남연풍은 비꼬며 말했다.
“얼굴이 망가진 절름발이는 뭘 입어도 추해. 고승겸 설마 날 열일곱, 열여덟 살쯤으로 착각하는 거 아니야?”
“...”
고승겸은 할 말이 없어 멍하니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남연풍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쌩하게 떠났다.
말과 행동에 고승겸에 대한 미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것 같았다.
그는 남연풍이 저렇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고승겸은 헛헛한 마음을 감추며 발걸음을 옮겼다.
산비아의 왕궁.
으리으리한 궁전은 지금 이 순간 이미 하객들로 가득 들어찼다.
모두들 목이 빠져라 오늘의 주인공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은 아직 시간이 조금 일러 모두들 서로 즐겁게 이야기를 하며 작은 다과를 곁들이고 있을 뿐이었다.
기모진은 다리를 다쳐서 당분간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다.
고승겸은 사람을 시켜 특별히 기모진을 궁전 로비로 데리고 왔고 그 시중에게 한시도 기모진의 곁에서 떨어지지 말라고 지시했다.
기모진은 시중이 자신에게 지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최대한 피하고 싶었지만 이 여자는 찰거머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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