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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장

”네 것이라면 결국 너한테 돌아올 거야. 네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강요해도 소용없어.” 여지경의 말에 고승겸의 눈을 가득 채웠던 소유욕이 한순간 잿빛으로 변했다. “그녀를 보내 줘. 우리도 돌아가야 해.” 고승겸은 여지경이 하는 말을 들으며 남연풍이 떠나가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초점이 점점 흐려졌다. ... 남연풍의 뜻에 따라 소만리와 기모진은 남사택이 살던 곳으로 그녀를 데리고 왔다. 그곳은 사실 그녀의 부모님이 오래전에 남긴 집이었다. 집에 들어서자 남연풍은 원래 자기가 쓰던 방으로 옮겨졌다. 예전에 이 집에는 세 사람이 살고 있었고 분위기도 그렇게 시끌벅적하지 않았다. 그러나 예전과 비교해 보니 지금은 적막하기 그지없었다. 남연풍의 몸이 스스로 제대로 돌볼 수 있는 정도가 아니어서 소만리는 누군가 그녀를 돌봐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남연풍은 소만리의 호의를 거절했다. 그녀는 누구의 도움도 원하지 않았고 단지 여기서 자생자멸하며 이 생을 마감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남연풍의 어두운 마음을 간파한 소만리는 한마디 충고했다. “남사택은 당신이 이러길 바라지 않을 거예요. 초요도 마찬가지예요. 더 이상 스스로에게 상처 주는 행동은 하지 않길 바랄 거라구요. 이건 당신을 아끼는 사람들을 슬프게 할 뿐이에요.” 남연풍은 눈시울을 붉히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 세상에 나를 신경 써 주는 사람은 이제 없어요.” 그녀는 소만리의 눈을 마주 보았다. “해독제 받았죠? 상자 안에 용법을 써 놓았으니까 기모진의 몸속에 있는 독소는 곧 완전히 제거될 거예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속죄인 셈이죠.” “날 도와줘서 고마워요. 이제 나 좀 혼자 있고 싶어요.” 남연풍은 소만리와 기모진이 지금 떠나주기를 에둘러 말했다. 소만리는 남연풍을 혼자 두는 것이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지만 기모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소만리, 우리 이제 돌아가자. 요즘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잖아. 혼자 있고 싶은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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