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8장
”충고 하나 할게요. 더 이상 승겸이를 화나게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승겸이 상속권을 얻는 데에 당신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 아니거든요. 그저 당신들은 기껏해야 디딤돌 정도에 불과해요. 자신의 입장과 가치를 착각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 집안은 좋은 꼴을 못 볼 테니까.”
여지경은 차갑고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초요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초요, 승겸이와 남연풍은 아직 할 얘기가 남았을 테니 우리는 아래층으로 가서 앉아서 기다려요.”
초요도 더 이상 그 자리에서 안나 모녀와 함께 있기 싫어서 여지경을 따라 얼른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안나는 고승겸에게 얻어맞은 얼굴을 감싸며 극도의 불만을 품고 이를 갈았다.
방으로 돌아온 안나는 부어오른 뺨과 핏자국이 묻은 입가를 보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저 더러운 년 때문에 감히 날 때리다니!”
안나는 이를 악물었다.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엄마, 나 이제 어떻게 해야 해? 내가 승겸이한테 대들면 정말 고승겸이 내 얼굴 망가뜨리고 다리도 부러뜨리는 거 아니야?”
“어떻게 감히 그럴 수가 있어!”
안나의 엄마는 거만하게 눈을 부릅떴다.
“안나야, 겁먹을 필요 없어. 지금 네 신분이 뭔지 기억해. 그 남연풍, 그 여자는 집안 배경도 하나 내세울 거 없는데 어떻게 너랑 비교가 되겠니?”
“하지만 그 여자는 고승겸의 아이를 가졌고 고승겸도 그 아이를 인정했어. 남연풍은 자기 여자라고...”
안나는 이 사실이 너무나 불쾌하고 답답했다.
결혼 후 지금까지 고승겸은 그녀와 한 방을 쓴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녀가 아이를 갖고 싶어도 고승겸은 그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안나는 이런 시시콜콜한 얘기를 감히 자신의 엄마에게 꺼낼 수가 없었다.
여자로서 너무나 체면이 서지 않는 얘기였기 때문이다.
“안나야. 걱정하지 마. 엄마는 밥 빌어먹던 그 여자가 아이를 낳게 가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안나의 엄마는 이를 갈며 다짐을 했다.
안나는 순간 그녀의 엄마가 하는 말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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