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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2장

남연풍의 말투는 어느 때보다도 더 단호하게 들렸다. 고승겸은 어리둥절한 듯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남연풍, 지금 당신 무슨 말하는지 알고 있어?” “알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 남연풍은 퉁명스럽게 대답하며 여전히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나 이미 다 알아차렸어. 바보처럼 이용당하고 싶지 않아. 나와 고 선생은 원래 서로 이용하는 사이였잖아. 당신은 날 이용해서 당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했고 사실 나도 당신을 이용했던 것뿐이야.” 이 말을 듣고 고승겸은 더더욱 어이가 없었다. “나를 이용했다고?” 그는 헛웃음이 나왔다. “당신이 날 어떻게 이용했는데?” “내가 당신을 이용했다는 걸 아직도 눈치 못 챘어?” 남연풍이 되물으며 창백해 보이는 한쪽 입술을 경멸 섞인 웃음으로 살며시 끌어당겼다.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이 날 호사스럽게 생활하게 해주고 가장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 줄 알았어요.” “난 줄곧 불쌍한 척하며 당신과 여지경의 동정이나 얻었지. 난 당신들이 계속 날 그 집에 머물게 하길 바랬어. 당신으로 하여금 내가 떠나는 걸 아쉬워하게 만들어서 여지경에게 직접 요구하게 만들었어. 날 계속 당신의 친구로, 공부 파트너로 옆에 있게 해 달라고.” “흥.” 남연풍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 “고승겸, 나 연기 잘했지? 나라는 사람은 항상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겠지? 당신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그렇지만 틀렸어. 우린 그냥 서로를 이용하는 사이였어. 당신 앞에서 보였던 내 모습은 전부 다 꾸며낸 거였어. 지금 이 모습이야말로 나 남연풍의 가장 진실한 모습이야.” 남연풍의 말을 들은 고승겸의 얼굴에 순간 노기가 사라졌다. 그는 여전히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는 남연풍을 허망하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지금 당신이 한 말 모두 사실이야? 정말이냐구?” “사실이 아니면?” 남연풍이 망설임 없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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