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6장
고승겸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우아하게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어서서 그 자리를 떠났다.
초요도 따라 일어섰다.
“고승겸.”
그녀가 소리를 질렀지만 고승겸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초요도 쫓아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눈앞에 남연풍과 고승겸이 스쳐 지나가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름답고 우아한 그녀의 얼굴을 보자 초요의 기억이 점점 떠올랐다.
“당신 사택 선배 누나 아니에요?”
남연풍은 붉은 입술을 구부리며 웃었고 담배 한 대를 꺼내 물고는 말했다.
“사택 선배? 난 당신이 내 동생 아내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남연풍의 말뜻을 알아들은 초요는 당황하지 않고 말했다.
“당신과 고승겸 아는 사이예요? 당신들이 왜 날 여기로 데려왔죠?”
남연풍은 초요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하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기묵비 맞죠?”
갑자기 여기서 기묵비의 이름이 거론되자 초요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남연풍을 바라보는 초요의 눈빛은 이미 넋을 잃은 듯했다.
넋이 나간 듯한 초요의 모습을 보며 남연풍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싹 가셨다.
“내 동생은 당신을 진심으로 대했고 당신을 위해 어린 두 아이를 키웠는데 당신은 마음속에 늘 기묵비라는 남자를 품고 있었죠. 이 세상에 인정과 사랑이라는 것은 정말 불공평해. 안 그래요?”
“하지만 하늘은 늘 공평해요. 그 기묵비라는 남자는 이미 죽었죠. 이것이 당신이 내 동생을 저버린 업보 아니겠어요?”
업보라는 말을 듣고 초요는 갑자기 정신이 번뜩했다.
초요는 남연풍에게 경멸의 눈빛을 쏘아붙이며 말했다.
“만약 이 세상에 정말 업보라는 게 있다면 가장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악행을 저지르고 하늘의 뜻을 저버리는 사람들이죠. “
“지금 그 말, 날 두고 하는 말이죠?”
남연풍은 거들떠볼 가치도 없다는 듯 초요를 노려보며 말했다.
“여기 당분간 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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