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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장

소만리가 자신의 방문에 거의 도착했을 때 곁눈으로 보니 기모진이 따라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자신에게 고개를 돌리는 소만리를 보고 기모진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는 우아한 발걸음으로 소만리에게 다가가 말없이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다가 잠시 머뭇거린 후 입을 열었다. “억울한 일을 당했더군.” “...” 소만리는 어리둥절해하면서 기모진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과 말투가 유난히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사장님은 방금 내가 사모님을 농락한 것에 대해 절 야단치지 않으세요?” 소만리가 되물었다. “난 누군가가 내 아내를 농락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기모진은 옅은 미소를 띠며 대답했고 그 모습이 마치 기분 좋은 사람의 표정 같았다. 기모진의 이런 모습을 보니 소만리는 더욱 그가 의심스러웠고 혹시라는 의혹이 소만리의 마음속에 싹트기 시작했다. 마침 기모진이 무언가를 말하려고 입을 열려는데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 흘끗 보니 양이응이 따라 올라오고 있었다. 소만리는 손을 뻗어 앞에 있는 방문을 밀었다. “사모님 오시네요. 사장님이 가서 위로해 드리세요.” 소만리는 이 말을 던지고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잠갔다. 그녀는 방금 자신이 내뱉은 말에 화가 묻어났는지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양이응은 확실히 그녀가 화가 난 모습을 보았다. 소만리가 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본 양이응은 기모진에게 다가가 한껏 억울한 척 매달렸다. “모진, 이 일은 정말 오해야. 나 정말 악의로 미스 천의 마스크를 벗긴 거 아니야. 정말 좋은 마음으로 그랬다니까.” 양이응은 애처롭고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기모진의 표정을 살피듯 그의 차갑고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았다. “모진,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당신이 가장 잘 알잖아. 내가 어떻게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 기모진은 시선을 들어 올려 눈앞에 있는 그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당신 말이 맞아. 내 아내 소만리가 어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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