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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1장

소만리는 경연이 눈앞에 나타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는 볼일이 있어서 분명히 운전기사에게 소만리의 외출을 동행하라고 지시했는데 지금 여기에 나타난 것이었다. 경연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만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놀랐어?” 경연은 웃으며 말했다. “사실 나도 놀랐어. 당신이 이렇게 똑똑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거든.” “경연!” 기모진은 자신의 부상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처에서 통증이 밀려오는 것도 참으며 소만리 앞으로 달려가 그녀를 그의 등 뒤로 보호했다. 매처럼 날카로운 기모진의 눈동자가 매섭게 경연을 응시하고 있었다. “남자라면 나한테 덤벼. 내 아내한테 더 이상 협박 같은 거 하지 마.” “뭐? 네 아내?” 경연이 비웃으며 말했다. “기모진, 당신 잊었어? 반년 전에 이미 소만리는 나의 합법적인 아내가 되었어.” 소만리는 당시 기모진이 자신의 부모님의 집에 불을 질러 부모님을 죽인 줄 알고 기모진이 아무리 애걸복걸해도 절대로 이 남자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자신의 행동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경연이 나타나 많은 도움을 주었고 따뜻하게 자신을 위로해 주었으며 경연이 결혼을 제안했을 때 그녀는 순순히 승낙했던 것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소만리에 대한 경연의 따뜻하고 세심한 보살핌과 관심은 모두 그가 절치부심하고 있던 음모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다. 경연이 그녀를 좋아하고 그녀에 대한 호감이 깊다고는 하나 결국 그녀를 손아귀에 넣어 이용하려 한 것일 뿐이었다. 소만리의 눈빛이 어두워졌으나 그녀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경연에게 다가갔다. “경연, 이런 짓들을 하는 목적이 뭐야? 빙빙 돌리지 말고 똑똑히 말해봐.” “소만리, 이리 와.”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그녀를 다시 곁으로 끌어당겼다. 경연은 눈앞에 펼쳐진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보며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소만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내가 말하면 당신 들어줄 거야?” “우선 말해봐.” 여전히 두려움 없는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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