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4장
”소만리?”
사화정은 문득 뭔가 깨달은 듯이 큰 눈을 뜨고 소만리를 몇 번이나 자세히 훑어보더니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건 소만리가 아니야. 아니라고.”
자신의 딸을 부정하는 사화정의 말을 듣고 소만리의 몸에는 순간적으로 뭔가가 깨진 듯 저릿저릿해져 오는 느낌이 들었다.
모현의 뒤에 숨어서 조심스럽게 소만리를 힐끔 보고 있는 사화정을 보고 있자니 소만리의 눈에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소만리는 다시 감정을 추스르고 나서 모현에게 말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엄마가 어떻게 날 몰라봐요? 아빠,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구요?”
모현은 안타까워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다 그 강연이라는 여자 때문이야.”
“강연?”
모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눈에는 강연에 대한 증오가 깊게 서려 있었다.
“그 여자 때문에 우리 집이 불탔고 네 엄마는 네가 그날 화재 현장에서 사고가 난 줄 알았어. 그날부터 네 엄마는 계속 널 찾겠다고 했고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 네 이름을 부르짖었어...”
이 말을 하는 중에 모현은 서러움이 복받친 듯 울먹이기 시작했고 사화정의 손을 꼭 잡았다.
사려 깊고 이지적인 그의 미간에는 사화정에 대한 깊고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네 엄마는 너에 대한 오랜 그리움에 사무쳐서 결국 이렇게 되었단다. 이젠 아무도 못 알아보고 나만 알아봐. 지능도 떨어져서 기본적인 생활 상식조차 깜빡깜빡할 때가 많아.”
모현의 말을 들은 소만리의 마음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아려왔다.
그 아픔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그녀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여보, 우리 이 여자 신경 쓰지 말고 우리 딸 찾으러 가!”
사화정은 담담한 눈빛으로 소만리를 힐끗 쳐다보더니 모현의 손을 잡아끌었다가 갑자기 당황한 눈빛으로 말했다.
“여보, 소만리, 우리 딸이 아직도 우리를 용서하지 않는 거 아냐? 그래서 우릴 피해 숨어서 만나려고 하지 않는 거야?”
사화정이 괴로운 듯 자책하며 말했다.
“다 내 잘못이야. 내 잘못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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