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6장
소만리의 설명을 들은 경연은 자기도 모르게 허탈하게 웃었다.
“소만리, 내가 당신을 과소평가했군.”
그는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것 같았지만 웃음 속에는 아직 승리의 기쁨이 한 줄기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내 안목이 맞았어. 당신은 정말 내가 승복할 만한 여자야.”
“난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하지 않아. 경연, 당신은 스스로 너무 자만했기 때문에 실패한 거야.”
소만리는 경연에게 무자비한 일격을 가했고 경연에게 세부적으로 설명을 덧붙였다.
“사실 당신 서재에 카메라가 있는 줄 알고 있었어. 내가 당신 서재에 들어가고 당신 금고를 열려고 시도하는 걸 당신이 분명히 봤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일부러 해독제를 얻고 싶다고 말한 거였어.”
이 말을 듣자 경연의 얼굴빛이 약간 변했다.
그 당시 경연은 소만리가 그에게 솔직하게 진심에서 나온 얘기를 털어놓는 줄 알았는데 그녀는 단지 그의 믿음을 얻기 위해 한 것이었다!
“경연, 하나 더 알려줄게. 경도 호텔 맞은편에는 당신이 경연을 죽이는 장면을 찍은 거주자 따위 존재하지 않았어.”
“...”
소만리의 이 말은 경연을 그야말로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는 갑자기 길목에서 핸들을 꺾었고 차는 거대한 스키드 마크를 그으며 넓은 교외에서 멈추었다.
“뭐라고? 그럼 그 동영상이 가짜였단 말이야?”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오른 경연이 소만리를 노려보며 따졌다.
소만리는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매처럼 날카로운 경연의 눈을 마주 보며 입을 열었다.
“그 앳된 경찰을 죽이려고 했을 때 당신이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나? 당신은 강연을 살해한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했지. 나와 모진은 당신이 말한 대로 한 번 연출했을 뿐이야.”
“...”
경연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온몸에 싸늘하게 소름이 돋았다.
“허.”
그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웃음 속에는 자조하는 빛이 가득했다.
그는 자신이 설계한 함정에 기모진이 깊이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기모진의 계략에 자신이 빠진 것이었다!
“경연, 그 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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