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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장

기모진은 흩어져 있는 핏자국을 피해 이리저리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가까이 가져갔다. 아무 동요 없는 평온한 심장이 이 여자가 그의 아내 소만리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듯했다. 그가 소만리의 뒷모습을 잘못 볼 리가 없다. 기모진이 다가가 보았더니 창백한 얼굴의 강연이 시야에 비쳤다. 그는 놀라지는 않았지만 밀려오는 당혹감은 어쩔 수 없었다. 강연은 분명히 F 국 감옥에서 복역하고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여기에 죽어 있을 수 있지?” 그는 손을 뻗어 강연의 경동맥을 짚어보았다. 이미 뛰는 느낌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죽었다. 기모진은 곧 경연과의 통화를 떠올렸다. 역시나 이건 함정이었다. 그는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문을 향해 걸어가다가 화장실을 지날 때쯤 일부러 한 번 흘끗 보았다. 그의 가슴 속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다시 솟구쳤다. 소만리, 당신 어디 있어? 왜 당신 핸드폰은 꺼져 있는 거야? 기모진이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할 때 갑자기 방문이 열렸고 여종업원이 코스요리를 들고 들어오다가 기모진과 마주쳤다. 여종업원은 잠시 동안 기모진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바닥에 흩어진 피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쓰러져 꼼짝도 하지 않는 여자의 모습을 힐끗 보고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그릇들을 모두 바닥에 떨어뜨렸다. “아! 사람을 죽였어!” “살려주세요!”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방을 뛰쳐나갔고 마침 복도를 지나던 커플이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듣고 여종업원이 가리키는 방을 들여다보았다. 마침 그들은 기모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혹시 기모진 아니세요?” “그 기모진이 사람을 죽였다고?” 그 커플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 한달음에 스위트룸 안으로 들어와 상황을 목격하고는 모두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다. 선명한 붉은빛이 눈앞에 펼쳐진 모습은 정말 섬뜩했다. 놀란 커플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도착해 현장 상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는 이미 각종 검색어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기모진의 이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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