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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4장

기모진은 손에 든 소만리의 가방을 보면서 마음속에 맴도는 추측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 가방 안에는 분명 아주 중요한 물건이 들어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가 강물에 뛰어드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모진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가느다란 손가락을 뻗어 가방을 열었다. 그는 소만리가 몸을 사리지 않고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물건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그때 간호사가 급히 응급실에서 뛰어나왔다. 기모진은 가방 속 물건을 들여다볼 겨를도 없이 급히 간호사를 가로막았다. “제 아내는 어떻습니까? 왜 그렇게 피를 많이 흘린 건가요?” 간호사는 급해서 속이 타들어갔지만 걱정하는 기모진을 보자 멈춰 서서 말했다. “왼쪽 다리 허벅지 바깥쪽에 날카로운 도구에 베인 듯 피가 많이 나고 있어요. 하지만 환자분 혈액형이 RH 마이너스에요. 우리 병원에는 지금 없어서 다른 병원에 물어본 뒤 조치를 취해야 해요! 다른 병원에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간호사는 수심에 가득 찬 얼굴로 말하고는 급히 달려갔다. 기모진의 심장이 튀어 오르는 것만 같았다. 그의 소만리는 피를 많이 흘렸는데 병원에 보유한 혈액이 없고 다른 병원에도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 소만리는 희귀한 혈액형을 가지고 있다. 그도 아는 사실이었다. 그는 자신의 피를 소만리에게 줄 수 없음이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의 혈액형은 서로 주고받을 수 없다. 기란군의 혈액형은 소만리와 같지만 아직 여섯 살인 아이의 피를 그녀에게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사화정이 아직 살아있었다면 그녀는 소만리를 위해 헌신적으로 자신의 피를 내어놓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기모진은 초조하게 벽에 기대어 불에 타버린 모 씨 집안, 처참하게 돌아가신 사화정과 모현을 떠올렸다. 비록 기모진이 불을 지른 게 아니라고 양이응이 진술하기는 했지만 그는 결국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날 모 씨 집으로 가는 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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