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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3장

소만리는 납치범에게 걸려온 전화인 줄 알았는데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만리, 당신 벙어리 딸 못 찾아서 걱정이지?” 앞서 걸어가던 소만리의 발걸음이 잠시 멈칫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 누구야?” “내가 누군지 알 필요는 없고, 당신 벙어리 딸이 곧 당신 부모님 곁으로 갈 거라는 것만 알면 돼.” 여자는 비꼬는 말투로 이 말만 하고 더 이상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전화를 끊었다. 기모진은 차에 올라타 소만리가 멀찌감치 서 있는 것을 보고 다시 차에서 내려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소만리, 당신 기란군 데리고 집에 있어. 난 여온이 찾아올게.” 소만리는 정신을 번쩍 차리고 기모진의 손을 덥석 잡았다. “모진.” “걱정하지 마.” 기모진은 소만리의 눈에 어린 걱정을 읽고 그녀를 달래며 가늘고 긴 눈에 깊은 애정과 애틋함을 가득 담아 말했다. “날 믿어. 내가 꼭 우리 귀한 딸 무사히 집으로 데려올게.” 우리 귀한 딸. 소만리의 눈가가 뜨거워졌다. 기여온을 아끼는 기모진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그래, 당신이 우리 딸 집에 데려올 때까지 기다릴게.” 그녀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기모진은 소만리의 머리를 애처롭게 만지작거리다가 차를 몰고 떠났다. 소만리는 집으로 돌아와 여온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방금 걸려온 전화가 너무 마음에 걸렸다. 이 여자의 목소리는 매우 낯설었다. 소만리가 여태까지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였다. 말투로 보아 소만리를 아주 싫어하는 분위기였다. 소만리는 서둘러 이 전화번호를 조사해 보았더니 해외에서 온 전화였다. 그녀는 힘없이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끝없는 번뇌와 알 수 없는 어둠이 그녀를 옥죄어 오는 것 같았다. “엄마.” 소만리는 기란군이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것을 들었다. 그녀가 눈을 들어보니 아이가 따뜻한 물 한 잔을 들고 그녀에게 건네는 것이었다. “엄마, 물 좀 마셔요. 걱정하지 마세요. 기란군이 같이 있어 줄게요.” 소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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