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5장
소만리는 멍하니 휴지에 묻은 검붉은 핏자국을 보고 있었다.
머릿속은 순간적으로 산소가 부족한 듯 어지러웠고 눈앞은 검은 안개로 뒤덮이는 듯 캄캄해졌다.
그녀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다만 끝없는 어둠만이 그녀의 호흡과 지각을 삼켜버리는 것 같았다.
그의 병은 낫지 않았고 몸속의 독소도 아직 깨끗이 제거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그녀를 속였다.
“소만리.”
멀리서 기모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소만리는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
차가워진 손발을 가다듬고 휴지를 주머니에 숨긴 채 눈가의 눈물을 빠르게 훔쳐내며 애써 웃음 짓도록 스스로를 다그친 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녀는 자신이 고른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 기모진을 보았다. 맞춘 것처럼 꼭 맞았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에 아치를 그렸다.
“어때? 괜찮아?”
소만리는 눈앞에 있는 남자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그의 옅은 미소는 마치 오래전 그를 처음 만났던 때로 그녀를 돌려놓는 것 같았다.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의 얼굴에는 풋풋한 소년미가 남아 있다.
소만리는 눈가가 떨려오는 걸 참지 못하고 기모진의 품에 안겨 그의 허리를 덥석 껴안았다.
기모진은 소만리가 왜 갑자기 자신을 안았는지 몰랐지만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그녀를 꼭 껴안았다.
“왜 그래, 응?”
“날 떠나지 마.”
소만리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을 겨우 억누르며 속삭였다.
기모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자신을 향한 소만리의 사랑과 애틋함을 느끼며 다정하게 웃으며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다시는 당신을 떠나지 않을 거야.”
그는 약속했지만 눈빛은 점점 쓸쓸해졌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과 함께할 거야.”
내 목숨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해도 다시는 당신을 놓지 않을 거야.
기모진은 마지막 이 말을 소리 없이 마음속에 간직했다.
...
소만리는 조심스럽게 화학 실험실로 가서 그 휴지 뭉치를 실험사에게 건네주었다.
반년 전에도 소만리에게 피 묻은 휴지를 의뢰받은 적이 있었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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