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2화
"맞아요, 맞아요. 다들 안으로 들어가시죠."
주씨 가문의 여러 장로가 하나같이 예의 바르게 도범 등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들어냈던 거만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심지어 도범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에는 약간의 두려움도 묻어나 있었다.
도범 같은 강자에게 있어서 이곳의 사람들을 전부 죽이는 건 시간의 문제였으니까.
"그래요."
도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방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다들 곧 거실에 모여 앉았다.
"주 가주님, 저는 도범이라고 합니다. 저 가주님께서 방금 천산설련 한 그루를 사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침 저의 아버지께서 병이 위중하셔 그 약재가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주 가주님께서 그 천산설련을 저에게 양보해 주십사 해서 염치를 무릅쓰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도범이 자리에 앉은 후 바로 용건을 말했다.
"그건......"
주씨 가문의 가주가 듣더니 난처한 표정으로 소파에 누워 있는 자기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도범 씨, 나의 엄마도 여러 해 동안 병에 시달리시고 있거든. 그리고 오늘 마침 신의 한 분이 우리 어머니의 병을 치료해 주겠다고 오셨고. 우리 역시 그 천산설련이 없어서는 안 돼. 게다가 신의께서 그러시는데 우리 어머니의 병을 더 지체했다간 아마 올해를 못 넘길 수도 있대."
옆에 있던 대장은 계속 장진과 한우현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두 사람을 보면 볼수록 눈에 익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에서 봤던지 생각나지 않았다.
도범이 듣더니 바로 책상 옆으로 다가가 천산설련을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세요. 제가 가주님의 물건을 가져가는 대가로 어르신의 병을 고쳐드릴 거니까. 만약 제가 이 천산설련을 가져간 것 때문에 어르신이 목숨을 잃게 되면 저도 양심의 가책 때문에 견딜 수 없을 겁니다."
그러면서 손바닥을 뒤집어 천산설련을 거두어들이고 주씨 가문의 하인더러 펜과 종이를 가져오게 했다.
그러고는 종이 위에 처방전을 써서 가주에게 건네주었다.
"어르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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