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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도범이 듣더니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 거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이런 일에 말려들다니.’ 그는 단지 이 여인을 도와 남자친구인 척하고 상대방을 쫓아내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키스까지 하라니? 게다가 안 하면 절대 안 믿는다고? 그것도 그럴 것이, 영송이 줄곧 남자친구가 없었는데 갑자기 ‘남자친구’라는 사람이 나타났으니, 그가 최무신이었어도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최무신의 말에 영송은 얼굴이 다시 빨개졌다. 게다가 눈썹도 찌푸리고 있는 게 많이 난감해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도범이 이미 그녀의 허리를 껴안았고, 제대로 희롱을 당한 판에 이제와서 도범이 자기 남자친구가 아니라고 인정한다면 그녀만 큰 손해를 보는 셈이 될 것이다. 줄곧 체면을 제일 중히 여겼던 그녀는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영송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자 최무신이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 "허, 왜, 내 말이 맞았지? 영송, 넌 나를 속일 수 없어. 나 최무신이 그렇게 쉽게 당할 사람이 아니라고." "우리가 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단지 지금 여기에 보는 사람이 너무 많아 하기 불편할 뿐이야." 그런데 이때, 도범이 담담하게 웃으며 영송을 꼭 껴안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영송을 바라보며 말했다. "게다가 송이가 지금 오랜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서 많이 피곤해진 상태야. 그러니 일단 먼저 호텔을 찾아 밥 먹고 휴식을 취하도록 하자고. 그리고 정을 나누는 일은 아무래도 저녁에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영송이 듣더니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 바로 눈앞에서 보니 도범이 확실히 잘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지금 두 사람의 거리는 엄청 가깝고, 도범이 또 영송의 허리를 껴안고 있으니, 영송의 심장이 왠지 제멋대로 콩닥콩닥 뛰고 있는 것 같았다. 도범의 뒤에 서서 그 장면을 목격하고 있던 장진은 마음이 시큰거려 났다. 이 순간만큼은 영송이 너무 부러웠다. 연기라도 좋으니, 도범의 품에 서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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