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23화
도범은 여전히 말했다.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바로 시작합시다. 말해봐야 소용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기명 선배님?”
백정현은 도범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백정현은 도범이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적의 적은 친구라는 원칙에 따라 도범과 한 편에 섰다. 어차피 백정현은 도범이 이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도범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면 그거야말로 웃기는 일이다.
짧은 침묵 후, 이장민 뒤에 서 있던 제자들은 참을 수 없다는 듯 논쟁을 시작했다.
왕유현은 도범을 알고 있었다.
“저 녀석 이름이 도범이에요. 도범 씨는 완전히 미쳤어요. 얼마 전 제자가 되었는데, 기명 선배님과 정현 선배님과 경쟁하려 한다니,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오는 건지 모르겠네요.”
“저도 도범 제자가 미쳤다고 생각해요! 열한째 제자, 너 단기 룬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기나 하니? 기명 선배님이나 정현 선배님이 대신 그려 주기를 원하는 거야?”
이 말이 나오자 주위에서 웃음이 터졌다. 어떤 사람들은 허리를 굽힐 정도로 웃었다. 도범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바보를 보는 것 같았다.
가장 침착한 사람은 오영안이었다. 오영안은 손바닥에 금색 영패를 들고 주변의 웃음소리와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오영안은 금색 영패를 손에 쥔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한편, 주변의 조롱이 도범의 귀에 분명히 들렸지만, 도범의 마음에 어떤 동요도 일으키지 않았다.
도범은 여전히 똑바로 서서 크게 말했다.
“아직도 시작하지 않는 겁니까!”
조기명은 도범의 이 몇 마디가 그들을 의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기명은 자신의 실력으로 도범이 완전히 멍청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이 말을 들은 조기명은 이내 고개를 돌려 손가락 사이로 빨간빛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위의 단기가 한 줄기씩 조기명에게 흡수되었고, 점차 하나씩 룬으로 응집되었다. 이 룬들은 공중에서 춤추며 반짝였고, 조기명이 계속 그리자 특별한 룬이 형성되었다.
사람들은 웃음을 멈추고 눈을 크게 뜬 채 조기명의 손에서 계속 그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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