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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영송이 이를 악물었다. 그러다 씩씩거리며 그들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남자를 보더니 다시 웃으며 말했다. "누가 후회했다고 그래? 나 영송은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 넌 너의 이름을 나에게 알려 줄 담이 있어?" "도범." 도범이 냉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난 누구보다도 떳떳한 사람이야, 알려주지 못할 것도 없지." "그럼 됐어." 영송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고는 그들 쪽으로 다가온 남자를 향해 입을 열었다. "헤헤, 최 도련님, 오랜만이에요!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누굴 마중하러 온 거예요?" 두 사람의 친밀한 모습에 최 도련님은 입가가 심하게 떨렸다. 그러다 얼굴색이 어두워져서는 영송을 바라보며 물었다. "영송, 이 자식이 누구야? 넌 내 약혼녀라는 걸 잊지 마. 우린 곧 결혼할 사이라고! 내가 누굴 데리러 왔는지, 너 설마 진짜 몰라?" 옆에 있던 도범이 듣더니 순간 진땀을 흘렸다. 눈앞의 남자가 영송의 약혼남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상황을 보아하니 어른들이 주선한 혼사인 것 같고, 영송은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를 이용해 약혼남을 돌려보내고 싶었던 것일 거고. "최 도련님, 아직도 모르겠어요? 우리 둘 사이의 혼약은 단지 저의 할아버지와 도련님의 할아버지 사이의 약속일 뿐, 우리 둘은 전혀 맞지 않다고요." 영송은 다소 짜증이 묻은 어투로 상대방을 보며 말했다. "이분은 제 남자친구 도범이에요. 우리가 함께 한 지 거의 1~2년이 되어가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단념하세요. 전에는 도련님의 자존심에 타격을 줄까 봐, 또 도련님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 말하지 않았는데, 오늘 마침 이렇게 만났으니 앞으로는 저한테 집착하지 말아 주세요." 그러다 잠시 멈추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제 잘못이 큰 거 같으니까, 도련님에게 20억을 보상으로 드릴게요.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기에 너무 적은 액수는 아니죠? 그리고 어차피 도련님의 곁엔 여인이 끊긴 적이 없었잖아요. 듣자니 곁에는 늘 미인들이 동반한다던데, 왜 꼭 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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