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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장

ST그룹. 건물 아래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밑에서는 희미한 붉은 형체만이 보였다. "빨간 옷을 입은 여성이 전 ST그룹 홍보부장이라는 말이 있던데! 10년동안 박시준 곁을 지켰지만 결국 마음을 얻지 못해 저러는 거라고! 아니 근데 죽어도 하필이면 회사라니!" "설마 그 얼굴 다쳤다던?" "맞아! 원래 엄청난 미인이었다던데. 화재로 많이 다쳤데. 불쌍하지! 다치지만 않았어도 박시준 대표님 마음을 얻었을 텐데! 다친 뒤에는 박시준 대표님이 아예 쳐다도 안 본다던데!" "박시준 대표가 거들떠도 안 보는 여자가 한 트럭이라던데? 그렇다고 다 저렇게 자살 시도를 하진 않잖아! 저 사람 문제 아닌가?" "누가 알아~ 부자들의 생활에 대해서? 아무튼 중요한 건 아주 한심한 선택이라는 거지!" "부자들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잖아. 나보고 죽으라면 절대 회사에서 안 죽을 거야. 다른 사람한테 너무 피해 주는 거 아니야? 완전 나쁜 여자네!" 모두가 끝없이 논의를 하고 있을 때, 소방대가 도착했다. 또한 경찰차도 건물 앞에 정차했고, 소방대원들은 급히 내려 구조작업에 나섰다. 옥상 위, 강진은 아래에 모인 사람들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끝났어... 끝났다고..." 그녀는 중얼거리더니 그 순간 뛰어내렸다! 병원. 진아연은 라엘을 데리고 검사를 하기 위해 병원에 왔다. 기다리는 동안 라엘은 진아연의 품에서 곤히 잠들었다. 진아연은 마이크에게 병원으로 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보낸 뒤, 홀 앞 대형 스크린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그때, 화면에서는 정오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긴급 속보입니다. 현재 ST그룹 빌딩에서 자살 시도가 있어 주변의 교통이 마비가 되었다는 속보입니다. 해당 지역을 가실 분들은 우회하여 지나가시길 바라며..." 앵커의 목소리가 나오며 화면에는 ST그룹 사옥 사진이 나타났다. 건물 전면이 완전히 차단된 상황이었다. 그리고 건물 아래 시체 한 구가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있었다. 강진은 빨간 드레스를 입고 있어 마치 큰 피 웅덩이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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