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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장

마이크는 그녀를 안아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위로했다. "남자와 여자는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 박시준 씨는 아마 너와 아이한테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아 그런 선택을 했을 거야. 물론 너와 아이들의 멘탈을 과소평가한 부분도 있지만 말이야." "나는 그가 무슨 생각 하는지 알고 싶지 않아. 어차피 자기 생각을 나한테 알려줄 사람이 아니잖아. 다른 사람이나 뉴스로 그가 뭘 겪었는지 알아야 하는 게 너무 웃기다고 생각하지 않아? 난 그가 안쓰럽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가 지금 병을 앓고 죽어도 난 절대 동정하지 않을 거야!" 진아연은 울먹거리면서 말을 이었다. "아연아, 울지 마." 마이크는 위로해 줄 말이 한가득이었지만 정작 말하려 하니 뭐라 해야 할지 몰랐다. 감정적인 문제는 말 몇 마디로 풀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박시준은 지금 타인의 위협 때문에 얼굴이 망가진 강진과 결혼해야 했고 이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사람들의 부러움과 공경으로 반평생을 살아왔던 그가 언제 이런 굴욕을 겪어봤을까? 그렇다고 진아연은 또 무슨 잘못일까? 한참을 울던 진아연은 지쳐 잠이 들었다. 그날 밤, 불만을 전부 털어놨던 탓인지 꿈도 꾸지 않고 아주 잘 잤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약간 붓기가 있었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오늘은 최씨 가족과 약속한 수술 날이었다. 아침 10시, 그녀는 차를 운전해 병원으로 향했다. "진 선생님, 괜찮으세요? 선생님과 박시준 씨의 일로 수술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죠?" 최운석의 아버지는 아무래도 걱정이셨다. 이에 진아연도 최운석의 아버지가 이런 말을 할 줄 예상 못 했다. 그녀와 박시준의 관계는 완전히 공개된 적이 없지만, 그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윤 선생님, 제가 혹시 몸이 불편해 수술할 수 없었다면 미리 말씀드렸을 겁니다. 제가 이곳에 온 것 또한 상태가 괜찮다는 뜻이겠죠?" 진아연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설명했다. 어째서인지 그의 얼굴을 가까이 보니 다시금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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