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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장

진아연의 얼굴은 물에 흠뻑 젖었다. 물은 미지근했지만 그녀는 얼음처럼 차가움을 느꼈다. "강진! 뭐 하는 짓이야!" 강주승은 일어나 강진의 팔목을 잡아 옆으로 끌어당겼다. "오빠! 막지마! 오늘 밤은 가만두지 않을거야!" 강진은 눈시울을 붉힌 채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강주승은 엄하게 꾸짖었다. "미쳤어?!" 강진은 처음으로 밖에서 오빠에게 쓴소리를 들었다. 그녀의 마음에는 뜨거운 분노가 치솟았다. 그녀는 오빠의 손을 뿌리치고 계속 진아연에게 손찌검을 하고자 하였다- "팍" 소리와 함께! 주스 한 잔이 그녀의 얼굴에 뿌려졌다. 진아연은 빈 잔을 탁자 위에 세게 놓으면서 강진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날 괴롭히려면 그만큼의 실력이 있어야지." 순간 정적이 흘렀다. 모두의 시선이 진아연과 강진의 얼굴에 쏠렸다. 진아연의 얼굴은 물 한 컵에 의해 젖긴 했지만 여전히 깨끗했다. 하지만 강진의 얼굴에 뿌려진 수박 주스는 그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빨갛게 적셨다... 원래 아름답던 얼굴은 엉망으로 되었다. "맛있게 드세요. 전 이만 가볼게요." 진아연은 티슈로 얼굴의 물을 닦아내며 이 말을 남기고 문밖으로 나갔다. 강진은 쫓아가고 싶었지만 강주승이 그녀를 끌고갔다. "강진, 넌 남보기 부끄럽지도 않니?!" "왜, 내가 창피해? 이 손 놓으라고!" 강진은 손을 뿌리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방금 박시준이 진아연 어머니 아파트 앞에서 밤새 비를 맞아 열이 심하게 났지만 병원에 가기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가 소중히 여기는 남자가 진아연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마음이 너무 아파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리하여 진아연을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강진, 진정해. 방금전의 그 행동 내가 아는 그 강진이 맞니?" 강주승의 물음에 강진은 눈물을 그쳤다. 박시준은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제는 오빠까지 자신을 무시한다. 그녀는 세상에 버림을 받은것 같았다. "니가 창피해서가 아니야. 네가 나중에 후회할까 봐 그래. 적을 상대하려면 먼저 냉정하고 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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