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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장

박시준은 심윤과 함께 있느라 약속 장소에 오지 않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진아연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은 아니었다. 이보다 더 힘든 사실은 그녀가 박시준과 심윤에게도 아이가 있었던 걸 떠올렸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심윤은 그들의 아이가 그녀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말하고 있고 박시준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가 지금 임신 중인 이 아이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녀는 눈시울이 시큼해 왔다. 전화를 끊은 그녀는 온몸에 힘이 다 빠진 것 같아 황급히 식탁에 몸을 기댔다. 그녀의 표정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두 아이는 곧바로 식탁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 라엘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엄마, 그 사람 안 와요?" 한이가 추측했다. "엄마 울지 말아요. 우리 집에 가요!" 진아연은 눈물을 참고 죄책감을 느끼며 말했다. "둘 다 배고프지? 엄마랑 함께 나가서 저녁 먹자." 두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엄마, 배 안 고파요! 그냥 화가 너무 나요..." 라엘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억울함이 몰려왔다. 그녀는 오늘 일부러 가장 예쁜 드레스를 입었고 시은의 선물까지 준비해왔다. 이로부터 그녀가 오늘 저녁 식사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박시준은 거짓말쟁이고 시은이도 거짓말쟁이였다! "엄마, 밥 먹으러 가요!" 한이는 엄마가 배고플까 걱정돼서 어른스럽게 입을 열었다. 진아연은 대답하고 나서 두 아이를 데리고 룸에서 나왔다. 그들이 떠나려 하자 웨이터가 마음이 급해졌다. "진아연 씨, 아직 식사를 안 했잖아요. 아니면 지금 음식을 올리라고 할까요? 이미 다 준비해놨는데 ..." 진아연은 걸음을 멈추고 대답했다. "필요 없어요." 웨이터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었다. 하지만 진아연이 한사코 가겠다고 하니 웨이터는 감히 그녀를 막지 못했다. "진아연 씨, 룸에 있는 선물들은 다 가지고 가셔도 돼요. 만약 가져가기 힘드시면 주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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