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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장

"아니야, 아연아 가지 마, 시은이도 거기 있어. 여자 두 명이랑 같이 있는박시준을 보면 너가 못견딜거야." 여소정이 말했다. "아직 박시준 정신 상태도 그리 좋지 않대. 나는 혹시라도 회사에 어떤 큰 문제라도 생긴 줄 알았는데, 하준기가 아니래, 그래서 혹시나 너랑 상관이 있는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진아연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야, 여소정, 너 나를 뭘로 보는 거야? 내가 그 사람과 이혼했을 때도 박시준은 눈 하나 깜빡 안 했는데. 내가 무슨 수로 그렇게 만들겠니?" "그럼 갑자기 왜 이러는데? 설마 심윤 때문인까?" 여소정은 더욱 궁금했다. "요즘 심윤이라는 여자가 그 집 자주 드나든대, 그 여자도 보통내기가 아니라니까." 진아연은 박시준과 심윤의 소식을 듣고 나니 마음이 더 평온해졌다. 나중에 어느 날 그들이 결혼한다는 얘기가 들려도 아마 지금처럼 덤덤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녀와 박시준은 이미 서로 영원히 교차하지 않는 평행선이 돼버렸고, 남은 인생마저 점점 멀어질 일만 남았다. "소정아, 근데 너 하준기랑은 잘 지내?" 진아연은 화제를 바꿔 봤다. "그냥 그대로야! 준기가 그러는데 올해 연말까지는 노력해 보겠대, 그래도 부모님이 이해를 해주지 않고 지금이랑 똑같으면 내년엔 집에 들어가 가족 사업을 이어 받겠을 생각이래." 여소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나 박시준처럼 사업 머리가 타고난 건 아니더라고. 나랑 하준기는 그냥 있는 걸 물려받을 운명인가 봐." 진아연은 여소정한테: "은근히 잘난척은 다 한다 다해." 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을 몰라도 내가 너 앞에서 뭔 잘난 척이야." 여소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연아, 네가 지금 박시준 보러 간다고 막 서두르지 않는걸 보니까, 기분이 좋다." "뭐 암에 걸린 것도 아니잖아." 진아연은 최대한 무관심한 척했다. "그럼 박시준이 불치병에 걸리면 간다는 거네?" "그렇지, 불치병에 걸리면 죽는 거잖아. 죽기 전에 인간적으로 얼굴은 한 번 보러 가는 게 예의 아니야?" 진아연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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