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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8장

진아연은 조명주의 표정이 어두워짐과 동시에 눈빛이 예리하게 변하는 것을 보았다. "조명주 씨, 제가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건 제가 어제 강성환 씨를 만났기 때문이에요.” 진아연은 급한 와중에 꾀가 떠올라 황급히 설명했다. “저를 아주 싫어하더라고요. 몇 마디 안 했는데 화를 내며 나가라고 했어요.” "이런 충격을 받으면 누구라도 성격이 쉽게 변해요. 애 아빠가 그러는데 예전에는 강훈보다 더 듬직하고 철이 들었대요. 지금 저렇게 변했으니 참 안타깝죠.” 말을 하던 조명주는 갑자기 화제를 바꾸었다 “나도 병을 치료할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전 지금 할 수 없어요.” 진아연은 이해할 수 없었다. "손이... 2년 전부터 걷잡을 수 없이 떨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약간의 떨림에 불과했고 크게 영향은 없었는데 요즘은 과로 때문인지 손 떨림이 점점 더 심해졌어요. 진아연 씨는 아직 어리니 저희들처럼 나이가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아침에 눈을 떠보니 신체에 새로운 질병이 생기곤 하죠.” 조명주는 자신의 오른손을 들고 힐끗 보았다. 진아연이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해요. 손에 문제가 생겼을 줄 몰랐어요. 오늘 찾아온 건 조명주 씨를 찾아뵙고 싶어서예요. 어제 강성환 씨의 병을 치료해 주겠다고 약속했으니 후회하진 않을 거예요.” "저를 만나러 왔다고요? 제가 진아연 씨에게 오해를 살만한 일을 했던가요?” 조명주가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도평 씨가 어제 돌아와서 묻더군요. 예전에 내가 진아연 씨 따귀를 때린 적이 있냐고 말이에요... 진아연 씨는 속이 참 좁네요.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더라면 전 이 일을 다 잊고 있었어요.” "조명주 씨, 만약 제가 따귀 하나에 속좁게 굴거면 일찍 보복했겠죠, 왜 지금까지 기다리겠어요?” 진아연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저의 교수님은 생전에 조명주 씨에 대한 평가가 전부 칭찬이었어요. 그러니 저도 요만한 일로 조명주 씨에게 원한을 품을 이유가 없어요.” 조명주는 ‘은사님’이라는 세 글자를 듣는 순간 표정이 차갑게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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