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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7장

“최은서 씨, 정말 웃기는군요. 내 돈줄이 누구일 것 같은 데요?” 아무도 가영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없었기에 한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누군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 당신이 먼저 저한테 묻지 않았다면 제가 왜 그런 질문을 했겠어요? 난 당신에게 관심조차 없는 걸요.” 최은서가 잔을 들고 시큰둥하게 물을 마셨다. “하하, 나도 당신에게 관심이 없긴 하지만 그 남자친구라는 사람에게 관심이 가긴 해요. 은서 씨가 지금 큰소리치는 것 같아서요. 제대로 된 임원이라면 왜 은서 씨랑 사귀겠어요?” 가영이가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 “박시준이라는 사람을 알아요? 난 예전에 그분이랑 함께 식사도 했는데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은 평범한 여자따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요.” 최은서가 반박했다. “박시준이 당신에게 관심이 없는 게 당연하지 않아요? 박시준은 진아연을 좋아하는데 쓸데 없는 생각따윈 집어치우시죠!” “하하! 내가 언제 박시준을 좋아한다고 했어요? 박시준 같은 남자가 세상에 없는 것도 아니고, 누가 신경이나 쓴데요?” 가영이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그래요...” 최은서는 그녀가 흥분으로 얼굴이 빨갛게 된 것을 보고 속마음까지 캐내진 말자고 생각했다. “뭐가 ‘그래요’예요? 난 다른 사람이 나에게 ‘그래요’라고 하는 걸 싫어해요.” 가영이 눈살을 찌푸리고 화를 버럭 냈다. “박시준처럼 쪼잔한 남자랑 결혼한 사람이 재수없는 거예요. 진아연을 봐요, 박시준과 이혼하더니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회사까지 전부 넘겨줬잖아요. 이런 남자는 나도 처음 보네요. 그래도 좋다는 사람이나 실컷 가서 당하하고 해요. 나는 그 사람에게 관심이 없으니까요.” 최은서는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박시준을 오해하고 있을 줄 몰랐다. 오해를 한 것도 모자라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 의논까지 하고 있다. “박시준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최은서가 화를 내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최은서는 화를 내기 전까지 보여준 이미지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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