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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장

그가 박우진을 괴롭히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였지만 박시준을 괴롭히는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박시준의 회사 네트워크 보안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해킹한 이후로 박시준은 많은 비용을 들여 매우 강력한 방화벽을 설치했고 지금까지도 그는 그 방화벽을 뚫을 수 없었다. 마이크 아저씨는 요즘 진명그룹의 일로 바빠서 그를 도울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박시준의 사진을 바라보며 묵묵히 마음속의 불쾌함을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교실에는 학생이라곤 한 명뿐이었고 선생님 두 명이 그를 돌보고 있었다. 한 명은 생활 선생님이고 다른 한 명은 글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이 교단에 서서 강의를 하고 있는 동안 한이는 아래에서 이어폰을 끼고 컴퓨터를 가지고 놀았다. 평화로운 조화를 이룬 그 시각 교실 밖에는 언제부터인지 그림자 하나가 늘었다. 한이는 그 그림자를 힐끗 보고는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선생님은 시은이가 서 있는 것을 보고 다급히 문쪽으로 걸어갔다. "시은 씨, 왜 왔어요? 혼자 왔어요?" 선생님은 그녀를 열성스럽게 바라봤다. 두통이 완화된 시은이는 집에 있는 것이 답답해 학교에 가겠다고 떼를 썼다. 그래서 운전기사는 아침에 그녀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후에 그녀를 데리러 오기로 했다. 그녀는 학교에 도착한 후 아줌마와 함께 학교 전체를 돌아보았다. 그녀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 교실 앞에 도착해 안을 들여다본 뒤로 발걸음을 멈추더니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한이를 본 순간 그녀는 갑자기 생각났다. 그는 캡 모자를 쓰고 있어서 알아보기 쉬웠다. 그녀는 한이를 가리켰고 선생님은 곧 한이에게 걸어가 물었다. "한이야, 시은씨가 찾는데 둘이 아는 사이야?" 그러자 한이가 대답했다. "모르는데요." 시은이는 그의 말에 타격을 받은 듯 빨간 입술을 움직여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아는 사람이에요!" 선생님은 어리둥절해졌다. 평소에 대화를 꺼리는 두 사람이 왜 갑자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한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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