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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4장

A국. 저녁 식사 후, 진아연은 떠나기 전 라엘과 지성이에게 인사 나눴다. "엄마, 시간이 너무 늦었는데, 돌아갈 때 조심하세요. 나중에 제가 여름방학숙제 마치면 동생을 데리고 갈게요." 라엘은 진아연의 귓가에 몰래 속삭였다. "그래. 숙제 챙겨서 엄마랑 같이 해도 되는데 말이야." 진아연은 아이들과 헤어지기 싫었다. "그냥 숙제 다 하고 갈게요. 그럼 엄마와 마음 편하게 놀 수 있잖아요!" 라엘은 속으로 다른 계획을 세웠고 아직 얘기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라엘은 동생을 데리고 엄마를 찾아가 엄마와 함께 B국으로 가서 오빠와 만나 생일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진아연은 차에 타 떠나려 할 때 박시준은 밖으로 나왔다. 남자들은 함께 모여 술을 마시고 있어 진아연은 박시준에게 인사를 나누지 않았고 아이들과 인사 나눈 뒤 바로 떠나려 했다. 하지만 박시준은 그녀가 떠나려 하자 급히 쫓아갔고 진아연은 차창을 내려 그를 바라봤다. "경호원은 함께 오지 않았어?" 박시준은 차 곁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네." 진아연은 그한테서 풍기는 술 냄새와 붉어진 볼과 눈동자를 보면서 말했다. "술을 너무 마셨네요. 일단 돌아가서 쉬시고 저는 집에 도착하면 라엘한테 연락할게요." "아니면 기사한테 데려다주라고 부탁할게!" "저 술 마시지 않았어요.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 빨리 돌아가세요! 다들 보고 있어요! 우리 두 사람 또 재결합할 거라 오해할 거예요." 진아연은 그의 호의를 거절하고 바로 차창을 닫았다. 박시준은 뒤로 물러나 그녀의 차가 사라질 때까지 지켜봤다. "시준아, 나 너무 많이 마셔서 운전할 수 없어. 네 집에서 하루 재워주거나 너희 기사한테 나 집까지 데려다주게 하면 안 돼?" 성빈은 박시준의 곁으로 다가가 부탁했다. "최은서와 함께 왔잖아? 은서가 운전하면 되겠네." 박시준은 그의 부탁을 바로 거절했다. "아직 함께 사는 것도 아닌데 나를 집까지 바래다주면 은서는 어떡해? 진아연 씨는 혼자 돌아가면 안 되고 친동생은 혼자 가도 괜찮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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