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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3장

진아연은 딸에게 적당히 둘러대려 했지만 마땅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딸도 이제는 세 살짜리 애가 아니여서 너무 뻔한 이유로는 속일 수 없었다. "라엘아, 엄마가 전에 좀 아팠는데, 의사가 핸드폰을 하면 안 된다고 해서 지금 병이 나은 뒤에야 너한테 전화를 할 수 있었던 거야." 그녀는 거짓 반 진실 반 섞인 이유를 얘기했다. "심각한 병 아니야. 이제 다 나았어. 원래 A국에 돌아가서 너랑 지성이를 찾으려고 했는데, 네 아빠가 너희들을 못 만나게 했어." "엉엉! 아빠 정말 나빠요! 아빠가 못 만나게 하면 내가 지성을 데리고 엄마한테 갈게요!" 라엘은 미간을 찌푸리고 사나운 표정으로 말했다. “난 아빠가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라엘아, 너한텐 지금 학업이 중요해. 겨울방학 때 B국에 엄마 찾으러 오는 건 어때?" 진아연은 라엘을 달랬다. “그때 되면 한이를 보내서 너희들을 데려오라고 할게. 아니면 세연 삼촌한테 부탁해서 너희들을 데려와도 되고. 지금은 먼저 열심히 공부해야지. 지성이도 너무 어려서 외국으로 데려가기 불편하잖아.겨울방학 때 다시 논의하는 건 어떨까?” 라엘은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네, 엄마. 그럼 이제부터 매일 영상 통화할 수 있나요? 매일 하기 어려우면 이틀에 한 번도 괜찮아요!” 진아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네가 편한 대로 엄마한테 전화해. 이제부터 핸드폰을 계속 켜놓고 있을게." "아빠한테 우리가 영상 통화하는 걸 보이기 싫어서죠?" "응. 엄마는 아빠랑 싸우고 싶지 않아." 진아연은 이유를 얘기했다. "너랑 지성이는 아직 아빠 곁에서 사니까, 엄마는 아빠와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거든." "엄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라엘은 정말로 현재 상황을 바꾸기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다. "넌 그냥 지성이랑 사이좋게 지내고 건강하게 자라면 돼.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고." 진아연은 딸이 박시준을 떠나 그녀의 곁으로 오고 싶어 하는 것을 알지만 아직은 실현할 방법이 없었다. 라엘은 입을 삐죽 내민 채 잠시 괴로워하다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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