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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장

김영아는 침대에 누워서 저녁 9시부터 10시까지 기다렸고, 또 10시부터 12시까지 기다렸다. 그녀는 낮에 잠을 많이 잤기 때문에 12시가 되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여러 차례 휴대폰을 들고 박시준에게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그가 떠날 때 했던 말이 떠올라 다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아버지나 오빠나 박시준 모두 남자다. 또한 바람기 없는 남자는 없다. 그들은 평생 한 여자만 사랑할 수 없다. 그녀가 기억할 수 있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버지의 옆에는 여자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바뀌었다. 그는 모든 여자친구에 대해 함께 있는 동안은 애지중지했지만 사랑하지 않을 땐 아주 무정했다. 오빠는 말할 나위도 없었다. 오빠는 일찍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지만 늘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나왔었다. 오빠는 여자를 아버지보다 더 빈번히 바꿨다. 새언니는 처음 오빠와 크게 싸웠었다. 하지만 여러번 싸운 뒤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자 아이를 위해, 사모님의 명분을 위해 꾹 참고 아이에게만 정성을 쏟아부었다. 김영아는 적어도 박시준은 매일 여자를 바꾸지 않을 거라고 비참하게 생각했다. 아내인 그녀에게 그가 잘해주는 척만 해도 그녀는 모든 걸 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새벽 두 시가 되어 마당에 하얀 불빛이 들어왔다. 자동차 헤드라이트였다.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잠든 척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발소리가 점점 선명하게 들리더니 침실 문이 열렸다. 침대 머리에 있는 작은 조명을 켜놓았는데 희미한 불빛 아래에 김영아가 잠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박시준은 밤새 대형 호텔에 모두 연락했지만 한이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한이가 신분을 새롭게 바꿨거나 작은 여관에 머물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는 한이가 걱정되었지만 걱정한다고 해서 아무 소용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한이는 김성우를 혼내주겠다고 했다. 한이를 찾아내려면 김성우의 움직임을 주시하면 된다. 그는 옷장에서 잠옷을 꺼내 샤워하러 욕실에 가려 했다. 그순간 김영아가 눈을 뜨더니 방금 깬 척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시준 씨 왔어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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